[IB 교육' 미래교육에 답하다] (1)IB 교육 어떻게 진행되나?

입력 2018-07-23 05:00:00

자기주도학습, 서술형 평가, 토론식 수업으로 대표되는 IB 과정
국내 일부 학교 도입, 입시위주 교육 대안으로도 떠올라 관심 커져

대구 범어도서관 2층 국제자료실에 마련된
대구 범어도서관 2층 국제자료실에 마련된 'IB 코너'를 찾은 시민들이 국외 서적을 열람하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msnet.co.kr

(1)IB 교육 어떻게 진행되나?

국제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대학 입학 자격 교육과정인 국제 바칼로레아(이하 IB, International Baccaluareate) 교육에 대한 관심이 학부모 사이에서 높아지고 있다. 선다형, 획일화된 우리 교육 방식에 한계를 느낀터라 자기주도학습, 서술형 평가, 토론식 수업으로 대표되는 IB 교육의 가치를 깨닫는 것이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일부 시도 교육감 후보들이 IB 교육 도입을 공약으로 내세우면서 공교육에서도 IB의 첫 물꼬를 틀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IB 교육에서 추구하는 인재상은 탐구, 소통, 도전 정신 등을 가진 학생이다. 21세기 핵심역량과 4차 산업혁명의 인재상과도 일맥상통한다는 점에서 최근 국내 입시위주 교육의 대안으로도 떠오르고 있다.


◆사고 과정을 묻는 'IB 교육'
IB 교육은 1968년 스위스 제네바의 국제학위사무국(International Baccalaureate Office)에서 개발한 국제 인증 대학입학 자격이다. 프랑스의 논술형 대학자격시험인 '바칼로레아'란 명칭에서 볼 수 있듯 IB에서는 특정 지식이나 답이 정해진 지식을 묻지 않는다. 학생의 사고 과정과 지식 체계를 어떻게 재구성하는지 평가한다. 단답식, 객관식에 길든 우리 교육 체계와는 전혀 다른 학습 방식이다.


IB 교육 프로그램은 개별 학교나 한 국가의 교육 프로그램을 따르는 게 아닌 국제학위사무국의 자체 평가 기준으로 운영되는 점이 특징이다. IB를 이수한 학생은 이 평가 기준으로 IB 교육을 인정해주는 대학에 진학할 수 있다.


IB는 엄격한 평가 제도와 수준 높은 교육과정으로 현재 예일대, 프린스턴대, 옥스퍼드대 등 세계 많은 대학에서 이 학위에 공신력을 주고 있다. 현재 전 세계에서 IB 교육과정을 채택한 곳은 모두 153개국, 5천60개교(6천536개 프로그램)로 꾸준한 증가 추세를 보인다. 우리나라에서는 송도 채드윅 국제학교, 부산국제외국인학교, 경기외고 등 일부 학교에서 IB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DP 과정' 이수하면 세계 대학 입학 자격
IB 교육과정에서 교사들은 단순한 지식 전달에 그치지 않고 학생의 생각을 끌어내고 사고를 새롭게 구성해 수업의 주체가 되도록 한다. 초등, 중등, 디플로마 과정이 있으며, 이 중 디플로마 과정을 통과해야 세계 유수의 대학에 진학하는 자격이 생긴다.


초등과정(PYP, Primary Years Programme)은 3~12세 아동을 대상으로 사회에 대한 깊은 이해도를 길러주는 단계다. '우리는 누구인가' '세계는 어떻게 작용하는가' 등 교과목을 통합한 주제로 수업이 이루어진다.


11~16세 학생을 위한 중등과정(MYP, Middle Years Programme)에서는 전통적인 교과 수업을 토대로 창의적, 비판적 사고력을 길러주고자 한다. '정체성과 관계성' '시공간 속의 자신 해석'과 같이 초등과정보다 깊이 있는 주제로 수업이 진행되며 8개 과목(언어와 문학, 수학, 과학, 개인과 사회, 체육, 언어습득, 디자인, 예술)을 배운다.


디플로마 과정(DP, Diploma Programme)은 16~19세를 대상으로 2년간 진행된다. 이 기간 학생들은 6개 과목을 이수한 뒤 시험에서 일정 점수 이상을 획득하면 대학 입학 자격을 갖는다. 이와 함께 4천 자 이상 분량의 개인 연구 과제인 '에세이', 다양한 분야의 지식에 대한 논리적인 토론과 탐구가 필요한 수업인 '지식론' 등에서 일정 조건을 만족시켜야 한다.


◆'IB 코너' 등 지역에서도 높은 관심
IB 교육의 장점에 눈 뜨는 학부모들이 많아지면서 지역에서도 IB 교육을 전파하려는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다.


대구 범어도서관은 최근 2층 국제자료실에 'IB 코너'를 개설했다. 현재 500여 권의 관련 도서 및 대학 입학 자료를 비치해 지역민의 관심에 부응하고 있다.

이달에는 해외 대학 진학에 관심 있는 학부모를 위해 IB 교육 전반에 대한 특강도 세 차례에 걸쳐 마련했다. 이예식, 변학수, 박종석 경북대 교수가 진행한 특강은 학부모들의 사전 신청이 빠르게 마감될 정도로 높은 관심을 보였다. 서명혜 범어도서관 팀장은 "도서관의 프로그램과 도서 코너를 통해 시민들에게 IB 교육 방식의 중요성을 환기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밖에 제주도교육청은 2022학년도부터 전면 시행되는 고교학점제에 대비해 올해 하반기 중 읍면지역 초중학교 일부를 시범학교로 지정, 내년 초 IB를 도입할 계획이다. 강은희 대구시교육감 역시 공약으로 IB 교육과정을 통한 미래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백채경 대구시교육청 장학사는 "IB의 한글화가 이루어진다면 지역 일부 학교에서 도입을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이다. 일부 장학사, 교사들이 IB 교육에 대한 워크숍, 스터디를 꾸준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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