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화되는 구미산단 경기 침체

입력 2018-07-10 18:50:22 수정 2018-07-10 20:29:56

대승적 차원의 정부 지원과 관심 절실, 구미 5산단 성공 분양`대기업 투자 유치`KTX 구미 정차 등

이창희 기자
이창희 기자

최근 수출 도시 구미의 산업 현장에선 '구미산단의 장기화되는 경기 침체,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다'는 하소연과 위기감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기업체 경기 부진은 상가 부동산 시장 등 지역 경기 침체로 고스란히 이어져 공단도시로의 성장 가능성을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렵다는 우려감마저 높아지고 있다.

구미산단의 불황은 경기 부진에다 수도권 규제 완화 등으로 삼성·LG 등 대기업 계열사들이 해외·수도권으로 이탈을 가속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협력업체의 주문량이 그만큼 줄면서 상당수 1차 협력업체들마저 대기업을 따라 해외·수도권으로 생산 비중을 옮기고 있고, 구미에 남은 2·3차 협력업체들은 공장 가동이 더 이상 힘들 정도로 경영난이 심각하다고 아우성이다.

제조공정 자동화 등에 따른 근로자 감소도 큰 이유다.

구미의 중소 협력업체와 상인들은 "구미산단의 주축인 삼성·LG 계열사들과 1차 협력업체인 중견기업들이 구미의 생산 비중을 지속적으로 줄여 구미산단은 빈껍데기만 남아가는 상황이며, 더 큰 문제는 추락하는 구미산단의 반등을 기대하기 힘든 점"이라고 위기감을 전했다.

한국산업단지공단에 따르면 구미산단의 공장 가동률은 2014년까지만 해도 80%를 넘었으나 2015년 말 68%, 지난해 말 66.5%로 크게 낮아졌다. 올 들어 4월엔 63.9%를 기록해 구미산단의 동력이 크게 떨어진 상태다.

근로자 수는 2015년 10만2천240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16년 9만5천901명으로 10만 명 선이 무너졌다. 지난해는 9만5천153명, 올 들어 4월엔 9만5천118명으로 더 줄었다. 최근 2년 반 만에 7천122명의 근로자가 구미산단을 떠난 것이다.
구미의 수출 실적도 2013년 367억달러로 정점을 찍었으나 2014년 325억달러, 2015년 273억달러, 2016년 247억달러로 추락했다. 지난해에는 283억달러로 소폭 늘었지만 이는 13년 전인 2004년 273억달러 실적 수준에 불과하다.

올 들어 지난 5월까지 수출 실적 역시 104억5천5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 줄었다.

더불어 구미산단은 영세업체 비중이 크게 늘고 있다.

구미산단 내 가동업체 1천959곳 중 임차 업체가 998곳으로 51%에 달한다. 지난해 말 기준 근로자 300인 이상 대기업은 46곳, 50~300인 미만 중기업 190곳, 50인 미만 소기업은 1천626곳에 달해 소기업 비중이 87.3%에 달했다.

올 하반기 구미의 경기 전망도 여전히 어둡다.

최근 구미상공회의소가 3분기 기업경기전망을 조사한 결과 기업경기실사지수는 79(기준치 100)로 급감했고, 입주업체 4곳 중 1곳만이 신규 채용 계획이 있어 고용 전망도 암울하다.

구미 인구는 지난달 말 42만2천239명으로 최근 5년 동안 보합세 수준에 머물고 있다. 평균연령도 2013년 35.2세, 지난해 37.3세로 점점 높아져 '구미는 젊은 도시'란 말이 퇴색하고 있다.

기업체 및 시민들은 "구미 5산단의 성공 분양과 대기업 투자 유치, KTX 구미 정차 등 기업 인프라 개선 노력이 절대 필요하다. 6·13 지방선거에서 구미가 대구경북에서 유일하게 여당 기초단체장이 선출된 만큼 정부는 대승적 차원에서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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