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대 들어 대구 전역에 900억원 이상 투입돼…성공 사례 극히 드물어
대구 도심 곳곳에 상권 활성화와 관광객 유치를 목표로 조성된 '특화거리'를 두고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대구 전역을 놓고 볼 때 조성됐거나 조성 중인 특화거리에 투입된 예산만 900억원이 넘지만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구시와 구·군들은 지난 2010년부터 도시재생 사업의 일환으로 본격적인 '특화거리' 조성에 매달렸다. 민간에서 자생한 거리에 이름만 부여한 특화거리는 제외하고, 현재 예산을 투입해 조성됐거나 조성 중인 특화거리만 무려 47곳에 이른다.
특화거리가 가장 많은 지역은 남구로, 지난 2010년 이후 12곳에 240억원을 투입해 특화거리를 조성했다. 현재 추진 중인 이천동 테마거리와 앞산 생태탐방로 등 3곳까지 포함하면 모두 15곳이 만들어진다.
이어 북구가 특화거리 10곳에 111억원을 투입했고, 중구는 4곳(138억원), 동구는 5곳(60억9천만원), 달서구와 수성구도 각각 4곳이 조성됐거나 추진 중이다. 서구는 103억5천만원을 들여 3곳을 만들었고, 달성군이 2곳에 101억2천만원을 투입했다. 대구지역 8개 구·군이 그동안 특화거리 조성에 투입한 예산만 910억여원에 달한다.
그러나 난립하는 특화거리 중에서 눈에 띄는 성공 사례는 극히 드물다. 중구 방천시장 인근에 조성된 김광석길과 벚꽃 명소로 급부상한 북구 산격동 꽃보라동산 벚꽃길 정도가 성공한 거리로 꼽히는 정도다.
반면 실패 사례는 즐비하다. 서구청이 2015년 50억원을 들여 조성한 내당동 무침회골목 '명품 디자인거리 만들기' 사업의 경우 사업 효과가 낮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이 곳 한 상인은 "오징어 조형물을 만들고 뒤엉켜 있던 전선을 정리하는 것으로 디자인거리가 됐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며 "바뀌고 나서 오히려 경기가 더 나빠져 결국 가게를 내놨다"고 하소연했다.
북구청이 2009년 19억7천만원을 들여 조성한 침산·노원동 안경 특화거리는 버스정류장에 붙은 안경 조형물을 제외하면 안경특구라는 사실조차 알기 어려운 형편이다.
한 안경업체 대표는 "특구로 지정된 지 13년이 지났지만 영업은 계속 나빠지기만 한다"면서 "영세 업체에게 아무런 혜택이 없는 특화거리 조성이나 특구 지정이 무슨 소용이 있는지 되묻고 싶다"고 했다.
임규채 대구경북연구원 경제동향분석팀장은 "제대로 된 수요 예측없이 일단 만들고 보자는 식의 거리 조성이 문제"라며 "지역 특성에 맞는 콘텐츠와 철저한 수요 분석 없이는 특화거리 성공이 힘들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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