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당 구도 자리잡은 대구 기초의회…의장·부의장·상임위원장 자리 두고 치열한 힘겨루기
민선 7기 들어 더불어민주당 소속 기초의원들이 대거 약진하면서 기초의회마다 의장단과 상임위원장 구성을 두고 정당 간 힘겨루기가 치열하다.
일부 기초의회에선 여전히 다수당인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들이 의장단과 상임위원장을 독식하려고 한다며 반발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달라진 지역 정치 지형을 보여준다는 의견도 있지만, 굳어진 양당 구도 아래에서 바른미래당, 정의당 등 소수정당이 소외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서구·북구의회
민주당이 4석을 차지한 대구 서구의회는 원 구성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고 있다.
오세광, 민부기, 이주한, 차금영 구의원 등 민주당 소속 의원 4명과 김종일 무소속 구의원은 "11개 의석 중 비(非)자유한국당 의원이 5명인데도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상임위원장 한 자리만 내놓겠다고 주장하고 있다"면서 "부의장 자리를 내주기 어렵다면 적어도 상임위원장 두 자리는 양보해야 협치가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반면 한국당 의원들은 경험을 강조하며 재선의원 중심으로 전반기 의장단과 상임위를 구성하겠다는 입장이다. 3선인 김진출 구의원이 의장을 맡고, 재선의 홍병헌 구의원이 부의장을 하겠다는 것이다. 한국당의 한 구의원은 "지난 민선 6기에도 전반기에는 재선 의원 위주로 구성했다"며 "민주당은 한 명을 제외하면 모두 초선이어서 의정 경험이 중요한 전반기 의장단은 1석을 가져가는 것이 맞다"고 맞섰다.
서구의회는 5일 열리는 본회의에서 의장단을 구성한 뒤 6일 상임위원장 3명을 뽑을 예정이다.
한국당 11명, 민주당 9명인 대구 북구의회도 원 구성이 매끄럽지 않다. 한국당은 의장과 함께 상임위원장 네 자리 중 세 자리를 갖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한국당 이정열 북구의원은 "민주당 의원 9명 중 8명이 초선이어서 바로 의장이나 상임위원장을 맡기에는 부담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반면 민주당 측은 의장은 내주더라도 의석 수에 비례해 상임위원장 두 자리는 확보해야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민주당 유병철 구의원은 "한국당도 초선의원이 다수인 건 마찬가지다. 끝까지 욕심을 부리면 구청장까지 힘들어질 수 있다"고 했다.
5일 치러질 북구의장단 선거에는 3선인 한국당 이정열 구의원과 민주당 유병철 구의원이 입후보할 전망이다.
◆중구ㆍ동구ㆍ달서구의회
다른 구의회도 견고한 양당 구도 속에서 뜨거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6일 의장단과 상임위를 구성할 중구의회는 민주당 신범식 구의원의 의장 도전 의사가 강하다. 그러나 민주당 구의원 3명과 한국당 구의원 4명이 이견을 보여 진통이 예상된다.
9일 의장단 선거를 하는 동구의회는 한국당이 의장을, 민주당이 부의장을 맡을 전망이다. 한국당에서는 오세호, 김태겸, 황종옥 구의원 등 3명이 의장 물망에 오르고 있다. 다만 상임위원장은 세 자리여서 다수 자리를 두고 마찰을 빚을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 10명, 자유한국당 13명인 달서구의회 사정은 더 복잡하다. 민주당은 의장과 부의장을 한국당과 나눠맡길 원하지만 선뜻 출마 의사를 밝히는 구의원이 없는 탓이다.
때문에 민주당 내부에서도 '의장은 양보하고 부의장만 받자'는 의견과 '의장에도 도전해봐야 한다'는 의견이 부딪치는 중이다.
달서구의회 한 민주당 의원은 "민주당과 한국당이 각각 1명씩 정당 대표로 협상을 진행하며 의장단 구성을 논의하고 있다"고 했다. 반면 한국당에서는 3선 구의원들이 의장 출마를 놓고 경쟁하는 분위기다.
◆4년 전 갈등 반면교사 협치하는 남ㆍ수성구의회 하지만 "소수정당은 패싱"
원 구성이 비교적 순탄하게 이뤄지는 구의회도 있다. 수성구의회는 다수당을 차지한 민주당이 양보하기로 했다.
전반기 의장으로 유력한 민주당 김희섭 구의원은 "의장은 민주당이, 부의장은 한국당이 맡고, 네 자리인 상임위원장은 각각 두 개씩 맡기로 했다"며 "다수당인 민주당이 주요 요직을 다 차지할 수 있지만 서로 조금씩 양보해 협력 체계를 갖추기로 했다"고 밝혔다.
민주당 3명, 한국당 5명으로 구성된 남구의회도 한국당 재선 구의원 2명이 의장을 두고 경합하고, 민주당이 부의장을 맡는 방안이 유력하다.
그러나 양당 구도 속에서 민주당과 한국당이 사이좋게 '나눠먹기'하는 과정에서 소수정당 구의원의 설자리가 좁아졌다는 지적도 있다.
민선 6기의 경우 정의당과 노동당, 무소속 구의원이 16명이었지만,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바른미래당 2명, 정의당 1명, 무소속 1명 등 4명으로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 구의회에서 부의장을 지낸 정의당 김성년 수성구의회 의원(3선)은 "양당에서 아무런 제안을 받지 못했다"며 "구의회에서 3선은 모두 2명인데 둘 다 아무 자리도 못 맡을 것 같다"고 했다.
바른미래당 달서구의원인 박재형 구의원은 "후반기 의회까지 열심히 활동하고 덕을 쌓겠다"며 "의장은 모르겠지만 부의장과 상임위원장은 민주당 의원들이 나눠 갖는 분위기"라고 했다.
댓글 많은 뉴스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대법원장 탄핵 절차 돌입"…민주 초선들 "사법 쿠데타"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
5·18묘지 참배 가로막힌 한덕수 "저도 호남 사람…서로 사랑해야" 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