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영명학교 김명재 군, 조보근 교사, 스페셜올림픽 국가대표로 참석

입력 2018-06-22 09:27:49

안동영명학교 조보근(29·사진 오른쪽) 교사와 김명재(17) 군이 내년 3월 개최되는
안동영명학교 조보근(29·사진 오른쪽) 교사와 김명재(17) 군이 내년 3월 개최되는 '2019 아부다비 스페셜올림픽 하계대회'에서 국가대표와 코치로 참석한다. 김영진 기자

안동영명학교에서 국가대표가 탄생했다.

'2019 아부다비 스페셜올림픽 하계대회'에서 육상 트랙 종목에 출전하는 김명재(17·고3) 군과 조보근(29) 교사가 그 주인공이다.

스페셜올림픽은 지적·자폐성 장애인들이 참가하는 국제경기대회로 1968년에 시작돼 4년마다 하계대회와 동계대회로 나뉘어 열리고 있다. 이들 사제지간은 그동안 스페셜올림픽코리아 등 국내 대회에서 두각을 보여왔고 내년 3월 아랍에미리트연합 아부다비에서 열리는 대회에 참가하게 된다.

국가대표로 선발되기 전까지 이들에겐 많은 고난과 역경이 있었다.

유치원 시절 안동영명학교에 입학한 김 군은 지금까지 꾸준히 육상을 해왔다. 그동안 큰 성과를 보이지 못하던 김 군이 두각을 보인 것은 조보근 교사를 만나면서부터다.

김 군은 주 2회 이상 체계적으로 훈련을 하고 있지만, 학교운동장 트랙이 50m가 채 되지 않아 출발 훈련을 제외하면 사실상 연습조차 힘들다. 그렇다 보니 가르치는 사람의 역량이 무엇보다 중요할 수밖에 없다. 훈련 중 부상이나 컨디션을 점검하는 것도 간단하지 않다.

조 교사는 "명재가 다른 아이들과 조금 달라서 어느 부위가 아프면 아프다고 말은 하지만 정확한 부분과 증상을 파악하기가 힘들다"며 "특수학교 체육교사는 단순히 코치와 제자로서의 관계로 훈련만 하는 것이 아니라 맡은 학생을 부모로서 책임진다는 의미가 더 크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이들은 학교에서도 한시도 떨어지지 않는 찰떡궁합으로 통한다. 조 교사는 김 군의 훈련은 물론 일상생활까지 꼼꼼히 챙기고 있다.

김 군의 어머니 또한 지체장애인이라 조 교사는 가끔 집을 찾아 반찬거리 등을 마련해주기도 한다. 온종일 함께하며 식사를 챙기고 간식을 사는 것 또한 조 교사의 역할이다. 학교와 스페셜올림픽 주최 측에서 훈련이나 대회 참가에 필요한 일부 비용을 지원하는 것은 맞지만, 외적인 돈은 조 교사의 사비로 해결하고 있다.

조 교사는 그러나 이를 당연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학교의 지원이나 성적을 운운하기보다는 학생들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게 스승의 몫이라 생각한다"며 "친구가 학교에 있을 때만이라도 적극적으로 보살펴주고 졸업을 하고 나서도 자리를 잡을 발판을 마련해주고 싶다"고 했다.

지적장애인이 운동을 이어가려면 졸업한 뒤 스폰서를 구해야 한다. 그러나 그 과정이 가능성도 낮은 탓에 지적장애인 대부분은 졸업 이후 운동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그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려면 장애인 실업팀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보근 교사는 "친구들이 계속해서 실력을 유지하고 발휘할 수 있는 사회적 제도로 장애인 실업팀 창단이 필요하다"며 "앞으로도 더 많은 친구가 국가대표 자격으로 세계무대에 참여할 수 있도록 더욱 더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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