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임추위 김태오·이경섭 압축…위기 극복 내부 인사론 한계, 경쟁사 출신 개혁 주도 적격
DGB금융그룹 차기 최고경영진 구도는 결국 '외부 출신 지주회장' + '내부 출신 은행장' 으로 정해졌다. 비자금 의혹과 채용 비리 등으로 창립 이래 최대 위기에 처한 DGB그룹이 첫 외부 출신 회장을 맞아 재도약의 계기를 마련할지 주목된다.
DGB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3일 2차 임추위를 열고 6명 후보자에 대한 면접과 평가를 실시한 결과, 하나HSBC생명 사장 출신 김태오(64) 후보와 NH농협은행장 출신 이경섭(60) 후보로 압축했다고 밝혔다. 이날 임추위 결과는 대체로 예견됐다는 평가다. 2명의 내부 출신 후보는 탈락했다. DGB가 과감한 혁신과 적폐 단절을 통해 악재를 극복하려면 내부 출신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의견이 많았다.
임추위에 참가하는 사외이사들도 외부 출신 회장 쪽에 무게를 싣는 분위기였다. 이날 2명의 후보에 대해 한 사외이사는 "두 분 모두 지역 출신으로서 명망과 실무 경력을 갖췄다"고 전했다.
김 전 사장은 중량감 있는 후보로 평가된다. 그는 경북고와 연세대를 졸업했다. 1978년 외환은행에 입행한 그는 2008년 하나금융지주 부사장, 2009년 하나은행 부행장(영남사업본부), 2012년 하나HSBC생명 사장 등을 역임했다. 김 전 사장은 비은행 분야 경력이 비교우위에 있다는 평가다. 현재 DGB그룹이 하이투자증권 인수 등 비은행 분야 진출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김 전 사장의 경륜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이 전 행장도 유력 후보로 일찌감치 분류됐다. 그는 달성고와 경북대를 졸업했다. 1986년 농협에 입행한 그는 2014년 NH농협금융지주 부사장, 2016년 NH농협은행장을 역임했다.
그는 부사장 재직 시절 우리투자증권 인수를 지휘하며 경영 능력을 인정받아 은행장에 취임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대구은행과 시금고 유치 경쟁을 벌인 라이벌 금융사(농협) 출신이란 점에서 DGB직원들의 정서적 반감이 만만찮다. 반면 과감한 개혁을 위해서라면 경쟁 금융사 출신이라는 점에 갇혀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있다.
DGB 한 관계자는 "외부 출신 회장이 내부 출신 은행장과 호흡을 잘 맞춰 조직의 사기를 북돋우고 정상화시키는 것이 앞으로의 숙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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