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겁게 끝난 경선…세 후보 지지층 표 분산 여론조사 큰 격차 따돌려
현역 프리미엄은 강했다. 권영진 후보(현 대구시장)는 9일 자유한국당 대구시장 경선에서 다른 후보를 멀찍이 따돌리고 1위로 결승선을 통과, 한국당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됐다.
이재만 전 한국당 최고위원, 이진훈 전 수성구청장, 김재수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경선에 뛰어들면서 만들어진 4파전 구도는 결국 인지도에서 앞선 권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 다자구도에서 현역이 유리하다는 정치권 격언이 이번 한국당 대구시장 경선에서도 여실히 확인된 것이다. 특히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권 후보에게 표가 집중된 것이 이를 방증했다. 경선 승리를 거머쥔 권 후보는 한국당 대표 주자로 이번 지방선거에 나서 재선에 도전한다.
◆여야 '빅매치' 무산
대구시장 경선은 '김부겸(행정안전부 장관) 변수'가 사라지면서 싱겁게 끝났다. 애초 대구시장 한국당 공천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한국당 후보를 앞선 김 장관의 대항마가 누가 될 것이냐에 관심이 집중됐다. 김 장관의 출마 여부가 확정되는 공직자 사퇴시한(3월 15일) 전까지만 해도 한국당은 공천 신청자들을 대상으로 한 경선을 치를지, 전략공천으로 방향을 틀지를 두고 고민이 깊었다.
하지만 김 장관의 불출마가 확정되면서 '그들만의 리그'가 됐고, 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는 가장 무난한 경선 방식을 채택했다. 한국당으로서는 자존심과 같은 대구를 지킬 공산이 커졌다는 점에서 안도할 수 있었으나 여야 '빅매치' 무산은 대구시장 선거를 전국적 관심에서는 멀어지게 했다.
◆복병 되지 못한 '단일화 무산'
김 장관 불출마 변수를 넘은 권 후보는 도전자들의 단일화 무산이라는 마지막 '복병'까지 뛰어넘으며 순탄한 경선 일정을 소화했다. 책임당원 확보는 후보별 능력(?)이라고 하더라도 50%의 비중을 가진 일반 여론조사에서 후보 단일화는 '권영진' 대 '반(反)권영진'이라는 양자 대결구도를 만들어 일반인들의 지지를 이끌어낼 만했다.
실제 단일화 무산으로 치러진 경선에서 권 후보는 책임당원 투표(모바일+현장투표)에서 타 후보를 앞섰을 뿐만 아니라 일반 여론조사에서도 세 후보를 큰 격차로 따돌렸다. 여론조사에서 권 후보는 9천779표를 받아 이재만(4천388표), 이진훈(2천496표), 김재수(1천101표) 후보를 능가했고 이들 세 후보의 합산 표(7천985표)보다도 많은 표를 받았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만약 세 후보의 단일화가 이뤄졌다면 권 후보의 실정(失政)을 정면으로 지적하며 정책 승부를 노려볼 만했다"면서 "결국 단일화 실패는 세 후보군의 지지층을 한데 모으지 못했을 뿐 아니라 표의 분산을 가져온 원인이 됐다"고 했다.
◆예비후보 등록 강수로 재선 의지 다져
권 후보가 한국당 후보로 낙점되기까지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홍준표 당 대표와의 '불화설'은 그에게 시한폭탄과도 같았다. 홍 대표는 지난해 12월 "우리 당 소속이면서 마치 우리가 개헌에 반대하는 것처럼 악선전을 하고 다니는 사람은 용서치 않겠다"고 밝히며 6월 지방선거와 개헌 투표를 동시에 하는 게 옳다고 밝힌 권 후보를 직격했다.
현역 단체장 지지도가 당 지지도 70% 이하이면 '컷오프' 대상으로 검토할 수 있도록 한 한국당의 공천관리 지침 또한 권 후보를 긴장하게 했다. 그러나 '김부겸 변수'가 사라지면서 대구시장 선거가 한결 수월해지고, 동시에 홍 대표의 '사천'(私薦) 논란 등이 일면서 권 후보를 향해 옥죄어 오던 올가미는 느슨해졌고, 결국 경선 열차 탑승의 기회를 열어줬다.
악재들을 하나씩 제거해 나간 권 후보는 지난달 23일 예비후보 등록과 함께 선거사무소를 열며 현역 프리미엄을 등에 업은 채 재선의 길 열기에 매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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