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의 외유성 출장 의혹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피감기관과 민간기업의 돈으로 외유성 출장을 다녀온 사실만으로도 금감원장 자격이 없다는 비판이 봇물을 이루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한 김 원장의 여러 해명이 거짓말로 드러나고 있다. 그럼에도 청와대는 김 원장의 임명 철회는 없다며 언론과 여론의 비판에 귀를 닫는다. 문재인 정부 지지율이 높으니 못할 것이 없다는 오만이 그대로 묻어난다.
김 원장은 2015년 5월 우리은행 부담으로 중국과 인도에 출장을 다녀왔다. 목적은 우리은행의 중국 충칭(重慶) 분행(分行) 개점 행사 참석이다. 김 원장은 "출장 일정은 매우 타이트하게 진행됐으며, 출장 목적에 맞는 공식 일정만 소화했다"고 했다. 하지만 김 원장은 우리은행의 편의 제공으로 시내 관광을 다녔다고 한다. 우리은행은 이를 숨기기 위해 국회엔 김 원장이 현지 경영전략회의에 참석했다고 허위보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 원장이 2015년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돈으로 미국'유럽 출장을 갔을 때 대동한 비서도 비서가 아니라 20대 여성 인턴이었다. 김 원장은 8일 해명에서 '보좌관이나 비서' '경제'인문사회 연구회를 총괄하는 정책 비서'와 동행했다고 했었다. 이런 사실을 두고 여러 가지 얘기가 나온다. 어쨌든 분명한 것은 그가 거짓말을 했다는 것이다. 그런 거짓말을 해야 했던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해외 출장이 로비성이 아니라는 김 원장의 주장도 사실과 다르다. KIEP 돈으로 출장을 다녀온 뒤인 2015년 10월 김 원장은 국회 정무위 예산안 예비심사 보고서에 부대 의견으로 KIEP가 요청한 유럽사무소 설립 계획의 반영을 제안했다. 이 제안대로 2017년도 예산에 'KIEP 유럽 모니터링 예산'으로 2억9천300만원이 책정됐다. 이런 사실은 그의 출장이 KIEP의 로비라는 의심을 뒷받침한다.
그러나 김 원장은 "오해를 살 만한 혜택을 준 적이 없다"고 했고, 청와대는 '실패한 로비'라고 역성을 들었다. 도덕성 논란을 모면하려다 더 큰 비도덕의 함정에 빠진 꼴이다. 이런 인사가 요직을 꿰차고 청와대가 옹호하고 있다. 이쯤 되면 스스로 물러날 만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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