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무단투기 그만" 원룸촌 중점 단속…市, 투기 근절 3대 전략 실시

입력 2018-04-10 00:05:00

대학교 주변 등 악취로 몸살, 60곳 대상 집중적 계도 나서

"유리병, 색깔별로 분리 배출하세요." 9일 대구 동덕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백색, 녹색, 갈색병을 색깔별로 분리해 '삼색 유리병 수거함'에 넣고 있다. 현재 색 구분 없이 혼합 배출되는 유리병은 재활용 시 다시 분리해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든다. 중구청은 공동주택 22개소, 학교 3개소에 삼색 유리병 수거함을 설치해 시범 운영 중이다. 우태욱 기자 woo@msnet.co.kr

대구 북구 산격동 경북대학교 북문과 달서구 신당동 계명대학교 정문 인근 원룸촌에는 주민들이 내놓은 쓰레기가 늘 산더미처럼 쌓인다. 재활용품 분리배출도 잘 이뤄지지 않고, 종량제봉투 대신 비닐봉투나 종이가방에 아무렇게나 쓰레기를 담아 골목에 마구 내다버리는 주민들도 상당수다. 그러나 자취하는 대학생 등 주소지를 이전하지 않고 임시로 거주하는 주민 비율이 높다 보니 단속이나 적발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달서구 관계자는 "건물주들도 쓰레기 관리에 손을 놓은 상황이지만 악취 예방과 공중위생을 위해 무단 투기한 쓰레기도 어렵게 수거하고 있다"고 했다.

원룸촌의 불법 쓰레기 투기는 1인 가구 증가와 함께 큰 폭으로 늘고 있다. 대구시에 따르면 지역 내 1인 가구는 지난 2013년 28만2천118가구에서 지난해 32만7천800가구로 4년 만에 16.2% 증가했다. 대구에 사는 3가구 중 1가구는 1인 가구인 셈이다. 1인 가구가 늘면서 불법 투기 폐기물도 덩달아 확대되고 있다. 원룸 주민들은 이사가 잦은 데다 분리배출 시설과 떨어져 있어 생활쓰레기와 재활용품, 음식물쓰레기를 뒤섞어 내놓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구시가 고질적인 원룸촌 생활쓰레기 불법 투기 근절에 나섰다. 특히 지난 2년간 축적한 환경 순찰 자료를 바탕으로 주요 무단 투기 지역 60곳을 중점 단속하는 등 효율성을 높이기로 했다.

시는 효율성과 효과성, 소통 등 3대 전략을 바탕으로 생활쓰레기 불법 투기 근절에 나선다. 우선 다음 달까지 중점관리 지역의 원룸촌 부동산중개업자와 대학생, 주민 등을 대상으로 쓰레기 분리배출 요령을 홍보하고, 6월부터 주'야간 집중 단속을 벌이기로 했다. 아울러 매달 4차례씩 환경 순찰을 진행하고, 점검 결과를 구'군들과 함께 분석해 사안별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무단 투기 근절과 재활용품 수거 체계 개선에 투입되는 예산도 대폭 늘렸다. 쓰레기 무단 투기 근절 사업에는 지난해보다 6배나 늘어난 2억6천만원의 예산을 배정하고, 재활용품 수거 개선 사업에도 4억원을 투입한다.

원룸촌이 밀집한 중구는 대구경북에서 처음으로 9일부터 공동주택 및 학교 25곳에 '삼색(백색'녹색'갈색) 유리병 수거함'을 설치, 운영하고 있다. 시는 다른 구'군에도 분리수거함을 추가 보급하기로 했다. 강점문 대구시 녹색환경국장은 "시민들은 내 집, 내 점포 앞을 스스로 청소하고, 쓰레기 분리배출도 철저히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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