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러운 정시 확대…갈피 못 잡는 대학들

입력 2018-04-09 00:05:03

교육부가 갑작스레 정시모집 확대를 주문하면서 대학들이 우왕좌왕함에 따라 고2 학생들의 혼란도 이달 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이달 들어 일부 대학들이 입시안을 개별적으로 내놓고 있지만 교육부의 '수시모집 제동'에 일부 대학은 입시안 확정에 진통을 겪고 있다. 특히 상위권 대학들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시행계획을 조정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고2 예비 수험생 입장에서는 입시 방향성을 예측하기가 더욱 어렵게 됐다.

실제로 연세대와 서강대는 2020학년도 정시모집 인원을 올해(2019학년도 입시)보다 100명 이상씩 늘리고, 수시전형에서 수능 최저학력 기준은 폐지하기로 했다. 반면에 고려대는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또 학생부종합전형 비중이 큰 서울대는 정시모집을 크게 늘리는 것에 부정적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8일 지역 거점 국립대학인 경북대도 2020학년도 입학전형 계획을 소폭 조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북대는 수시모집으로 66.5%, 정시는 33.5%를 선발하는데, 정시의 경우 전년도보다 0.4%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경북대 입학본부 관계자는 "우리는 아직 정시 비중이 큰 편이서 현재 수준으로도 수도권 대학의 정시 비율보다 높다"고 밝혔다.

경북대는 또 논술전형에서 30여 명을 줄여 학생부종합전형을 늘리고, 의'치대에만 있던 학생부교과 지역인재전형을 200여 명으로 늘려 일반학과로 확대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대학입학전형위원회는 예년처럼 이달 말 4년제 대학들의 대입전형 시행계획을 모아 발표할 예정이다. 일부 대학은 대교협의 취합 발표 직전까지 정시모집 확대 여부와 수시모집 수능 최저학력 기준 폐지 여부를 저울질할 것으로 보인다. 고등교육법은 대입 1년 10개월 전까지 대학들이 입학전형 시행계획을 발표하도록 정하고 있다.

아울러 현재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이 치를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 방향 교육부 시안이 오는 11일 공개될 예정이어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해 2021학년도 수능을 절대평가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했다가 여론 반발에 부딪혀 결정을 1년 유예한 바 있다. 교육부는 시안을 국가교육회의로 넘겨 올해 8월까지 종합적인 대입제도 개편안을 만든 뒤 2022학년도부터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정시'수시모집 통합 여부와 지난해 논의됐던 수능 절대평가 전환 등을 조합한 시나리오를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계에서는 이미 수시모집과 정시모집 선발 시기를 합쳐 3학년 2학기 후반으로 미루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현재는 수시에 합격하면 정시에 지원할 수 없게 되는 등 학생들이 이원화된 입시를 치르고 있는 데다 수시가 시작되는 9월부터는 사실상 학교 수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수능 평가 방식의 경우 교육부가 개편 시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현행 상대평가 유지 ▷9등급제 절대평가 ▷원점수를 공개하는 점수제 절대평가 방식 등 다양한 방안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금수저 논란'을 불러일으킨 학생부종합전형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학생부 신뢰도 제고 방안은 국민참여 숙려제를 통해 6월까지 정하기로 한 만큼 교육부의 이번 시안에서는 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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