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신문 속 여성] 화장은 무장

입력 2018-04-03 00:05:04

봄은 여성들의 옷깃에서부터 온다. 봄을 맞아 여성들의 메이크업이 한층 화사해지고 있다. 근대기 사람들은 여성들의 화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을까.

1920, 30년대 일하는 여성을 '직업여성' '직업부인'으로 지칭했다. 당시 신문들에는 화장에 대해 주로 직업여성에 집중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근대 여성의 '화장'은 사회적으로 다양한 맥락에서 해석되고 있다.

1928년 신문(동아일보 1928년 1월 13일 자)에는

"가장 의식적으로 하는 화장은 화장이 아니라 무장(武將)"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여자가 가진 다만 하나의 무서운 무기는 미였었다. 미를 발휘하기 위한 화장은 그들의 가진 무기를 정예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즉 여성은 자신의 아름다움을 무기로 삼기 위해 화장을 한다는 것이다.

직업을 가진 여성들이 화장을 하는 것에 대해서는 한층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 1936년 신문(1936년 2월 20일 자)에는 "직업여성 자신이 특히 행동과 언어와 의복에까지 심심한 주의를 해야 할 것은 물론이요 가정에 있는 부모도 또한 감시를 게을리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단언한다. 1959년 신문(1959년 5월 18일 자)에는 다소 황당한 내용도 보인다. 이 기사에는 직장을 다니는 여성들에게 "곤란한 정세에 직면했을 때에는 좀 더 많은 입술연지와 분을 발라라"고 충언하는 내용이다.

1928년 신문(1928년 1월 13일 자)에는 '젊게 보이는 화장법'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중년 부녀도 화장에 따라 십년은 틀려 보인다'는 제목으로 소개하는 미용법으로 "피부 미용에 제일 나쁜 것은 목간하고 난 뒤의 편편한 피부에 바람을 맞추는 일"이라고 했다. 재미있는 것은 "머리는 한 달에 두서너 번씩은 감아 동백기름으로 정리하라"고 조언하는 점이다. 당시엔 한 달에 한두 번도 머리를 감지 않는 사람이 많았다는 뜻이 된다.

동아일보 1927년 12월 4일 자를 보면 '직업부인들이 주의할 여러 가지 조건'에 대해 조언하고 있다. "직업을 가진 부인은 모르는 사이에 일정한 화장을 하게 된다"면서 "너무 화장을 농후하게 하여 타인에게 불쾌한 기분을 주지 말고, 취미가 저급이면 그것을 화장하는 것으로 광고하고 만다"고 보고 있다. 화장에 대한 이중적인 잣대가 확연하게 드러나는 기사이다. 또 "치장을 너무 화려하게 하는 것은 진실한 직업에 대한 모독"이라고까지 표현했다. 화려한 화장은 직업을 모독한다고까지 극단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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