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서 'Steel Craft-라이프스타일'전

입력 2017-11-10 00:05:01

집에 두고 싶은 인테리어네!

곽종범 작
곽종범 작 'pulley floor stand'

"저런 거 우리 집 거실에도 하나 있으면 예쁘겠다."

숫제 '가구와 인테리어의 미래 전시회'라 우겨도 고개를 끄덕여야할 것 같다. 한마디 더 거들자면 '처음 보는, 세련된 인테리어'라 해도 괜찮다. 심지어 인테리어 업계에서 벤치마킹해 아이디어를 얻어간다 해도 무리가 없다. 이토록 장황한 시각 전환 요구는 예술과 공예의 모호한 경계 때문이다.

포항시립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Steel Craft-라이프스타일'전은 예술이 된 '실생활 물품'을 탐낼 자리다. 미술 작품이라 하기엔 더없이 친근한 느낌이다. 실생활에서 즉각 활용할 수 있을 '물품'이 '작품'으로 어엿하게 관람객을 맞는다. 애오라지 공예품만 있는 게 아니다. 화가, 공예가, 디자이너로 구성된 7팀(8명)의 작가들이 평면, 도예, 목공예, 금속공예, 영상, 설치 작품 등 90여 점을 갖고 왔다.

그중 눈에 띄는 것이 '리빙아트' 작품들이다. 곽종범 작가의 도르래 조명과 잎사귀 조명, 금속 화병 등 생활 공예품은 아날로그 감성을 자극하는 작품이다. 높낮이 조절이 가능한 도르래 조명 작품은 사용자가 수동으로 조절해야 한다. 빛의 투과로 더욱 눈부신 금속 화병도 식물을 기르는 손길이 필요하다. 김은학 작가는 스틸과 나무를 섞는 시도를 했다. 나무로 만든 벤치나 테이블이 나선형 못처럼 보인다. 작품 제목 '미완성'(Incomplete)이 암시하듯 사용자가 개입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 뒀다.

흙과 철의 이색적인 만남을 연출한 김덕호, 이인화 부부 도예작가의 도예 작품도 마찬가지다. 산화철의 변화에 따른 색의 차이를 도예에 접목했다. 빛의 투광성으로 생긴 작품의 색상 차이가 소리처럼 공간을 유영한다. 이 밖에 스피커 디자이너 유국일의 작품은 음악을 감상하거나 명상에 잠겨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기회다.

예술과 실용의 차이가 뭘까. 오로지 감상을 목적으로 제작된 것이 고급인가. 생활에 쓰이는 것은 예술이 아닌가. 결국 이들의 작품은 '순수예술에 대한 의심'으로 나아간다. '百聞不如一見'(백문불여일견, 백 번 듣는 것보다 한 번 보는 게 나음)이다. 내년 1월 7일까지 전시한다. 관람료도 없다. 문의 054)250-6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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