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억대 전복·해삼 방류사업 입찰 방해

입력 2017-10-31 00:05:01

미리 금액 짜고 91차례 투찰…양식업자 5명 구속 14명 입건

경북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30일 경북 동해안 지역 자치단체가 발주한 새끼 전복'해삼 방류 사업에 금액을 미리 짜고 투찰, 입찰을 방해한 혐의 등으로 양식업자 5명을 구속하고 1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경북 동해안 지역 양식업자 A씨 등 13명은 2012~2015년 포항, 경주 등 5개 시'군이 어민 소득에 도움을 주고자 발주한 새끼 전복'해삼 방류 사업 과정에서 미리 투찰금액을 담합하는 방법으로 모두 91차례에 걸쳐 120억원 상당의 사업 입찰을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 중 7명과 다른 양식업자 B씨는 2008~2016년 생산비용을 줄이려고 동해 환경에 맞지 않는 값싼 새끼 전복 등을 남해안 등지에서 사들인 뒤 직접 생산한 것처럼 속여 납품하는 방법으로 모두 74차례에 걸쳐 포항시 등 자치단체를 속여 97억원 상당을 받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1개당 350∼400원에 남해안에서 키운 어린 전복을 사들인 뒤 900∼1천200원에 팔았다. 경북의 한 어촌계장은 "남해안 전복을 동해안에 풀어놓으면 수온이나 염도가 맞지 않아 50% 정도가 죽는다. 경북 동해안에서 키운 전복을 풀어놓으면 20% 정도만 죽는다"고 했다.

경찰은 또 B씨 등 8명이 동해안에서 직접 생산한 것으로 속여 자치단체에 납품할 것을 알면서도 이들에게 새끼 전복'해삼을 판매한 남해안과 강원도 양식업자 5명을 사기방조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아울러 지자체와 공정거래위원회에 피해액 환수, 수산종묘 방류사업 제도 개선, 과징금 부과 등을 조치하도록 통보했다.

박기석 경북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장은 "경북 동해안 지역에서 수산종묘를 납품하는 양식업자가 많지 않은데, 이들이 은밀하게 담합해 입찰을 방해하고 동해에서 생존율이 낮은 남해안 등지의 새끼를 저가에 구입, 납품하며 폭리를 취해 방류사업 부실과 100억원 이상의 정부 예산 낭비를 초래했다"고 했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