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시설→편의시설로 바꾼 '복지 구미'

입력 2017-10-30 00:05:01

최첨단 시립추모공원 화장 수요 100% 충족

구미시가 쓰레기매립장, 소각장, 화장시설 등 3대 주민기피시설을 단기간에 조성한 뒤 모범적으로 운영해 인근 지방자치단체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특히 반대 주민들을 끈기있게 설득해 주민 동의를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지난해 문을 연 구미시립추모공원(화장장)은 건립부터 준공까지 전국에서 가장 짧은 4년 만에 완공된 친환경 시설이다. 구미시 옥성면 농소리에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건립된 화장장은 3차 연소 공해방지시스템을 도입한 무색'무연'무취의 최첨단 화장로 5기(8기 규모)가 설치됐으며, 녹색건축인증 심사를 통과한 친환경 건축물이다.

태양광 설비로 자체 전력수급체계를 구축한데다 주변 자연경관과도 잘 어우러져 조화를 이룬다. 하루 평균 22건씩 처리 가능하며, 개원 후 1년간 하루 평균 9건, 모두 3천여 건을 처리해 시민들의 화장 수요 100%를 충족시켜주고 있다.

그동안 시민들은 구미지역에 화장시설이 없어 김천과 대구 등 인근 지역의 화장시설을 이용하면서 높은 사용료를 지불하는 등 경제적 손실과 불편을 겪어왔다. 시는 이를 해소하기 위해 2012년 화장시설 건립에 나섰다. 하지만 해당 지역 주민들의 반발로 건립 초기부터 벽에 부딪혔다. 입지 선정 방식을 공개모집으로 정한 후 선정된 마을에 개발지원금을 지원해 마을 발전을 도모할 수 있게 했다. 전국 최초로 페어 플레이협약식을 체결해 성공한 사례로 남았다.

지난 2011년 산동면 백현리에 준공된 '구미시 환경자원화시설'은 39만3천㎡ 부지에 사업비 1천736억원을 들여 숲속 미술관을 연상케하는 아름다운 외관에 친환경 첨단시설로 건립됐다. 매립면적 11만4천㎡, 매립용량 241만7천㎥로 일일 200t의 소각시설과 일일 50t의 재활용선별시설을 갖추고 있다. 구미시 전역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이곳에서 안정적으로 처리해 쾌적한 도시환경을 유지한다. 기피시설이라기보다 시민의 휴식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곳도 사업 초기 주민들의 "혐오시설인 폐기물 매립장 설치 절대 불가"를 외치는 반대의 벽에 부딪혔다. 시는 '주민 결사 반대'를 '주민 직접 유치' 방법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시는 "80% 이상 주민동의를 받은 지역에 한해 공개모집 신청을 받아 선정된 마을에는 100억원의 주민숙원'편익사업비 지원과 함께 시설 사용이 종료될 때까지 연간 4억원의 주민지원기금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지원책에 따라 산동면 백현리 등 3개 마을이 주민 85% 이상의 동의를 얻어 신청했고, 최종 입지로 산동면 백현리로 선정됐다.

환경자원화센터를 유치하고 지원금 100억원을 받은 산동면발전협의회는 이 가운데 70억원으로 산비탈의 노는 땅 5만여㎡에 태양광 전지판 4천389장을 설치한 태양광발전소를 건립했다. 하루 평균 3천800㎾의 전기를 생산해 연간 6억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산동면은 해마다 받는 4억원의 주민지원기금으로 매년 마을별로 배분해 문화행사를 열고, 비료 공동구매 등 농가소득 증대 사업과 주방 환경개선 등을 펴고 있다. 현재 6억원 이상 기금도 적립돼 있다.

남유진 구미시장은 "구미시는 지난해까지 11년 연속 복지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 지난해 구미시추모공원의 개원으로 실질적으로 요람에서 무덤까지 복지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성장에만 급급한 시대를 벗어나 시민들이 만족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구미시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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