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털보기자의 이슈 털기]<43>-'목구멍이 포도청? 경찰청인가?'

입력 2017-10-27 14:11:47

"악덕 주식회사 경찰청입니까? 백성들 피 빠는 탐관오리 같습니다."

교통단속 경찰에 대한 운전자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하루에 2번 이상 벌금 또는 과태료 딱지를 떼이는 일도 있으며, 교통 길목에서 함정 단속을 하는 경우가 너무 잦아졌다. 한 트럭기사는 1년 동안 30건이 넘게 걸려서, 아예 폐차할 때까지 교통 범칙금 또는 과태료 내는 것을 포기했다. 예전에는 위반사안이 애매한 경우 '다음에는 조심하시라'고 봐주는 경우도 있었지만 요즘은 '우리도 실적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도로 하소연하거나 '억울하면 이의신청하시라.'고 매정하게 잘라버린다. 지인 중에 세 사람이 최근 들려준 경험담에 공감하는 운전자들이 많으리라 여겨진다.

#1. 한 기업체의 간부 홍모 씨는 달서구 두류동 인근에서 난생 처음 교통위반 딱지를 끊었다. 지난달 말에 한적한 네거리에서 차도 사람도 없어, 자연스레 우회전을 했는데 코너를 돌자 교통경찰이 차를 세워서 신호위반이라며 면허증을 제시하라고 했다. 홍 씨가 '왜요?'라고 물으니, '우회전 할 때 횡단보도 신호등이 파란불이었다'는 답이 돌아왔다. 지금껏 운전상식으로는 우회전은 '비보호' 정도로 여겼는데, 날벼락처럼 느껴졌다. 사실상 교통법규 상으로는 다툴 여지가 있겠지만, 일단 교통위반 딱지를 끊었다. 홍 씨는 이날 하루 종일 찜찜한 기분에 '참 세상 각박하네'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귀찮은 생각에 관할 경찰서에 '이의제기'를 하는 것도 포기했으며, '그냥 내고 말지'라는 생각으로 다음날 은행에 범칙금 7만 원을 납부했다.

#2. 자영업자 김모 씨는 두달 전에 하루에 2번이나 교통법규 위반에 걸렸다. 첫 번째는 경북대병원 응급센터에서 동성로 통신골목 방향으로 우회전을 하는데, 코너에 기다리고 경찰이 '안전벨트 미착용'과 '휴대폰 사용' 2가지를 다 지적했다. 경찰은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하라'고 했고, 김 씨는 벌점도 없고 범칙금도 적은 '안전벨트 미착용으로 끊어달라'고 했다. '참 운이 없네'라고 생각하며, 북대구IC 쪽으로 가는데 또 침산네거리 건너 편에 서있는 경찰이 차를 세우라는 신호를 했다. '제가 뭘 잘못했지?'라고 물으니, 노란 불에서 빨간 불로 바뀌려는 찰나에 건너왔기 때문에 '신호위반'이라고 주장했다. 김 씨는 '분명 빨간 불이 들어오기 전에 건넜다. 그리고 오늘 벌써 한번 딱지를 끊었다'고 하소연하자, 단속 경찰은 "그래도 이왕 걸렸으니, 범칙금 적은 걸로 하나 더 끊어주시죠. 내부 실적 때문에 어쩔 수 없습니다."고 적반하장 격으로 얘기했다. 김 씨는 이날 하루 종일 우울증에 걸릴 정도였다.

#3. 10년 넘게 트럭을 몰고 있는 강모 씨는 지난 2년 동안 교통위반 단속에 20회 넘게 걸렸다. 골목 주차위반 단속도 30회가 넘는다. 이 범칙금과 과태료를 다 내려면, 차를 팔아도 모자랄 판이다. 차에 부착된 작은 캐비넷 안에는 위반을 알리는 딱지가 수십장에 달하며, 총 금액으로는 400만 원 안팎이다. 강 씨는 이 돈을 납부하는 것을 포기했다. 차를 팔거나 폐차할 때 내기로 마음 먹었다. 그는 "하루하루 먹고 살기도 힘든 형편인데, 경찰의 함정단속이나 주차위반에 계속 걸리니 이젠 '에라~, 모르겠다. 될 대로 되라."는 생각으로 포기했다."고 고백했다. 강 씨는 트럭운전의 특성상 안전벨트 미착용, 주차위반 단속이 전체 위반건수의 90%를 차지하고 있다. 경찰은 이런 서민들의 애환에는 아랑곳없이 그저 단속건수 실적올리기에만 급급한 현실이다.

일본, 중국이나 베트남, 태국 등 동남아를 여행가면, 교통흐름을 풀어주고 보행자의 안전을 위해 경찰이 존재할 뿐 단속은 거의 하지 않는다. 교차로에 자동차, 오토바이, 자전거, 보행자가 뒤섞여 있어도, 각자 알아서 운전하고 보행하는데도 경적(크락션)조차 울리지 않는다. 미국이나 유럽을 갔을 때도, 교통경찰이 필요 이상으로 단속한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심각한 교통법규 위반이나 위험을 초래할 만한 속도 위반에 대해서만 고액의 범칙금 또는 면허정지'취소 등의 처벌을 내린다.

차를 갖고 있는 대다수의 서민들에게 큰 괴로움을 주고 있는 단속 위주의 교통정책은 이제 바뀌어야 한다. 단속을 하는 '갑'들의 한심한 얘기에 '을'들은 기가 차고, 코가 막힐 뿐이다. "상부의 지시에 의해 딱지를 많이 끊어오면, '오늘 실적 좋다'며 칭찬을 해줍니다. 부족한 세수를 채워줄 뿐 아니라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막 끊기 때문에 죄책감도 전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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