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사자를 맹수로 키우는 조력자…미야자키서 만난 코치·지원팀

입력 2017-10-25 00:05:01

성준 2군 감독이 진두지휘, 유망주들 일부 1군에 추천

삼성 라이온즈의 젊은 선수들을 이끌고 미야자키 교육리그에 참가 중인 성준 2군 감독. 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 라이온즈의 젊은 선수들을 이끌고 미야자키 교육리그에 참가 중인 성준 2군 감독. 삼성 라이온즈 제공

일본 미야자키는 삼성 라이온즈의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의 땅이다. 이곳의 교육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 1군행 티켓을 잡을 가능성도 커진다. 하지만 그들이 홀로 빛을 발하게 되는 건 아니다. 숨은 조력자들 덕분에 그들은 더 강해진다. 성준 2군 감독과 허삼영 운영팀 차장을 비롯한 현장 지원팀 덕분에 선수들은 별다른 걱정 없이 야구에만 몰두할 수 있다.

성 감독은 미야자키 교육리그에 참가한 삼성 선수단을 진두지휘 중이다. 그는 선수 시절 영리한 투구로 개인 통산 97승을 거두며 삼성을 대표하는 좌완 투수로 활약했다. 2001년 SK 와이번스에서 코치 생활을 시작한 뒤 롯데 자이언츠, 한화 이글스를 거쳐 친정으로 돌아왔다.

절제된 생활과 차분한 성품 등이 성 감독을 설명할 때 따라붙는 말이다. 미야자키에서도 조용한 카리스마로 선수단을 이끌고 있다. 성 감독은 "미야자키 교육리그에 참가한 선수단은 1군에서 많이 뛰지 못한 선수들과 2군 자원 중 젊고 미래가 기대되는 선수들 위주로 구성했다"며 "일본 선수들의 우수한 부분을 벤치마킹할 수 있어 귀중한 시간이다"고 했다.

성 감독은 교육리그에 참가한 선수 중 일부를 김한수 1군 감독에게 추천하기로 했다. 김 감독은 1군 선수들과 성 감독이 추천한 선수들을 데리고 일본 오키나와로 건너가 마무리 훈련을 진행한다. 교육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 성 감독이 투수 필승조로 활용 중인 김시현과 이승현 등은 마무리 훈련에 참가할 것이 유력하다.

성 감독은 "신예 선수들이 우물 안 개구리 신세에서 벗어나야 한다. 기술을 이른 시일 안에 향상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이 리그의 의미가 크다"며 "수준급 상대와 집중적으로 경기를 치를 수 있어 만족한다. 앞으로 우리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더라도 어린 선수들의 성장을 위해 계속 이 리그에 참가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현장 지원팀은 궂은 일을 도맡는다. 배팅볼 투구 등 직접적인 훈련 지원뿐 아니라 경기 촬영·분석과 기록 관리 등 전력 분석, 통역, 일정 조율, 훈련장 확보, 숙식 문제 해결 등 그들이 하는 일은 한두가지가 아니다. 이들 덕분에 선수단은 경기와 훈련에만 몰두할 수 있다.

미야자키의 현장 지원팀은 모두 9명. 수장인 허삼영 운영팀 차장을 비롯해 양지훈(매니저), 송원근(전력분석), 이동경, 김태현(불펜 포수), 이상일, 한흥일(트레이너), 이우일, 박가람(통역) 씨 등이 그들이다. 대부분 선수 출신이어서 선수들에게 필요한 부분이 무엇인지 누구보다 잘 안다.

허 차장은 1990년대 삼성 선수로 뛰며 미국 애리조나 교육리그에 참가한 경험도 있다. 그래서 교육리그의 중요성을 더욱 절감한다. 기량이 좋은 상대와 맞서 적응하다 보면 견문이 넓어지고 자신감도 커진다는 것이다.

그는 "당시 미국 투수들의 강속구에 놀랐던 기억이 난다. 국내에선 시속 150㎞ 넘는 공을 본 적이 없는데 그쪽에선 마운드에 오르는 애들마다 다들 그 정도로 던졌다"며 "공을 제대로 치기는커녕 눈에도 잘 안 들어왔다. 하지만 캠프 말미엔 우리 팀 선수들이 다들 그 공을 쳐 냈다. 우수한 선수들을 상대하면서 실력이 는 것이다. 교육리그는 그런 곳"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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