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희구의 시로 읽는 경상도 사투리] 추석대목장날(6)

입력 2017-10-19 00:05:01

- 웃동네 쉬신달이 팔수 아지매도 뷔고

저 웃동네 쉬신달이 팔수 아지매도 뷔고

맨날 집에서 파묵고 에미 주무이만 훌치내는

놈패이, 옆집 신태란 늠도 뷔고

뻘쭘하이 키만 커 가주고 지집아가 싱겁어빠진

뻘따이 겉은 딧집 춘자란 년도 뷔고

아래 웃동네 술처어(酒家)만 댕기민서

주야로 외상술만 축내대는 뻘럭꾸이 옆딧집

춘발이 늠도 뷔고

장터어 들오는 바로 고 입시불, 다리꺼래 사는

눈굴따이 판수란 늠도 뷔고

요 앞서 및칠 새 시 쌍디이 오마이 된

과수원 너머 위딴집 새댁이도 뷔고

바로 한 동네에 사는

멀때겉은 덩더꾸이 칠수 늠, 쌍가매재이 순식이란

늠도 뷔고

쌍수 말래이 사는 여수겉은 미자란 년도 눈에 띈다

그어다가 몸 성찮은 사람들도 오늘, 이 단대목 자(場)아

다 모인 거 겉다

곰보딱지, 째보, 햇팔이, 사팔이, 곰배팔이, 앞곰배

딧곰배, 삣땍이, 언처이, 먹보,

뻘찌라 카기도 하는 버버리, 애꾸누이, 난재이, 안질배이

찜빠리, 봉사, 당달봉사, 곱사디이, 쪼막소이꺼정

(시집 2집 대구의 장터 풍물편 『추석대목장날』 오성문화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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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신달이: 수다스러운 사람

*뻘쭘하이: 어딘가 빈 곳이 있어 보이는

*뻘따이: 키만 껑충하게 큰 모습

*술처어(酒家): 술집 *뻘럭꾸이: 놈팽이 *입시불: 바로 옆

*다리꺼래 사는 눈굴따이: 다리 근처에 사는 눈이 큰 아이

*멀때겉은 덩더꾸이: 껑중하게 키만 커서 바보같이 보임

*쌍가매재이: 쌍가마를 머리에 인 사람 *여수: 여우

*몸 성찮은 사람들: 장애인들

*햇팔이: 한쪽 눈이 함몰된 사람 *사팔이: 사팔뜨기

*삣땍이: 양쪽 얼굴의 균형이 삐뚤어진 사람

*먹보: 귀먹어리 *뻘찌: 버버리. 벙어리

*찜빠리: 절름발이 *당달봉사: 눈 뜬 장님 *곱사디이: 곱추

*쪼막소이: 조막손. 손바닥이 오그라져 붙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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