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손꼽히는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이 12일(현지시간) 북핵 문제의 외교적 해법을 언급해 미 정부의 대북정책 변화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백악관의 '2인자'로,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을 가장 잘 대변한다고 알려진 켈리 비서실장이 평소 북한에 대한 대화 무용론과 군사옵션을 강조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평화적 해결 가능성을 시사했다는 점에서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에서 강온을 오가는 발언이 반복적으로 교차됐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기조가 완전히 바뀌었다고 해석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있다.
이날 백악관 기자실에 예고 없이 찾아온 켈리 비서실장은 북핵 위협에 대해 "당장은 관리가 가능하다"면서 "외교가 통하기를 기대하자"고 말했다.
이어 "현 행정부를 대변한 발언"이라며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은 미국 본토에 도달할 능력이 못 된다"는 분석도 내놨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미 본토에 도달할 가능성으로부터 미국 내 위기감이 시작됐다는 점에서, 켈리 비서실장의 이 같은 발언은 북한과의 대화 여지를 넓힌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 등 다른 각료들도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으나 켈리 비서실장의 발언은 비중이 다르다는 것이 백악관 안팎의 해석이다.
켈리 비서실장은 국토안보부 장관 시절 트럼프 대통령이 밀어붙인 반이민 정책을 앞장서 추진한 데다 백악관 비서실장으로 발탁된 뒤에는 지근거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보좌하고 있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월 트위터에서 켈리 비서실장 임명 소식을 전하며 "위대한 미국인이자 내 행정부의 진정한 스타"라고 치켜세운 바 있다.
따라서 켈리의 발언에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이 담겼다면 대북정책 변화를 예고하는 신호탄으로 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이어 노어트 국무부 대변인이 같은 날 브리핑에서 켈리 비서실장의 해당 발언을 거론하면서 "외교 정책은 한반도를 비핵화하기 위한 활동의 거대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민주당 의원들이 이날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북 문제의 외교적 해결을 촉구하는 서한을 전달해 국면 전환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더 키웠다.
그러나 이런 해석은 섣부르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미국과 북한 간 대화 채널 가동에도 북한이 비핵화 협상에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는 데다 양국 정상이 주고받는 발언 수위도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어서다.
앞서 틸러슨 장관이 북한과의 대화 채널을 가동 중이라고 밝힌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시간 낭비"라며 면박을 줬으며 군 수뇌부와 회동하며 다양한 대북옵션을 보고받았다.
또 "(지금은) 폭풍 전 고요"라며 대북 대화 무용론을 거듭 개진하는가 하면 한반도 상공에 전략무기인 B-1B 랜서 장거리 전략 폭격기 편대를 전개하는 등 무력시위를 이어나갔다.
이에 따라 켈리 비서실장의 발언을 두고 미 정가와 외교가에선 최근 정상 간 '말의 전쟁'을 통해 최고조에 달한 북미 간 긴장을 일단 누그러뜨리려는 의도적 언행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북미 간 대립이 '치킨 게임' 양상으로 치닫고 있는 만큼 일단 한 박자 쉬어가는 냉각 국면을 갖고 다음 행보를 가다듬기 위한 행보라는 것이다.
외교적 해법에 초점을 두더라도 대화 대신 최근 강화해온 대북 제재에 더욱 집중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해석도 주목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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