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27일(현지시간) "미 정치권 및 업계의 강한 반발에도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폐기 위협이 실제적이고 임박해 있다. 미국이 폐기 위협을 지속적으로 지렛대로 쓸 것 같다"고 말했다.
내달 4일 열리는 한미 FTA 2차 공동위원회를 앞두고 방미한 김 본부장은 이날 워싱턴 D.C 주미 한국대사관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이같이 진단한 뒤 "이를 감안해 폐기 위협을 효과적으로 봉쇄할 방안을 모색하면서 개정 협상에도 면밀히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이달 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미 FTA 폐기론이 불거진 뒤 북한의 6차 핵실험 이후 "당분간 논의하지 않을 것"이라는 백악관의 입장 발표로 일단 수면 아래로 가라앉긴 했지만, 미국 측의 폐기 위협이 재점화될 수 있다는 판단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김 본부장은 미국 측의 한미 FTA 폐기 움직임과 관련, '블러핑'(엄포)이 아니라 실질적 위협으로 판단하느냐'는 질문에 "국제 협상에서는 블러핑이더라도 상대방이 그것을 '콜'하면 끝까지 가야 하지 않느냐"며 "이번에 백악관 고위 관계자를 만나 확인할 기회가 있었는데 블러핑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이달 초 백악관 내에서 한미 FTA 폐기가 임박했다고 보도한 미국 언론 기사를 언급, "기사 내용이 정확했던 것 같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달 초 한미 FTA 폐기를 진지하게 검토했다. 의원들과 행정부 내 외교안보 라인의 문제 제기, 미국 내 주요 이익단체들의 폐기 반대, 급변하는 동북아 정세 등을 감안했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이번에 상원의원 6명을 미리 만나서 확인해본 결과, '폐기를 하겠다는 편지'까지 다 작성이 됐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이어 "노동절 연휴에 모 상원의원은 지역구에서 차를 세운 뒤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전화를 해 본인은 폐기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들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폐기 위협이) 블러핑이 아니더라도 우리 통상팀은 협상 준비가 돼 있고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다"며 "앞으로 있을 수 있는 개정 협상에 대비해 이러한 기조는 유지될 것이다. 국익 극대화 및 이익 균형 원칙을 지켜나가겠다. 미국의 폐기 압박과 개정 요구에도 국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면서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차분하고 굳건하게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본부장은 한반도 안보 문제와 맞물린 한미 FTA 협상 전략을 묻자 "말하자면 안보 문제가 생겼을 때 우리 입장에서 볼 때는 미국이 더 양보를 많이 해야 하지 않을까, 저는 그렇게 생각한다"며 "한미 관계는 한국에도 중요하지만 미국에도 중요하다. 이런 상황에서 동맹국 입장에서 미국이 더 많이 양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국가 안보 문제와 완전히 무관할 수는 없겠지만, 통상이라는 게 독립적, 독자적으로 장사치의 논리를 갖고 국익 증진 차원에 합치하는 결과를 내놓기 위해 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본부장은 폐기가 현실화될 가능성에 대해 "어느 한 쪽이 상대방에게 폐기를 통보하면 180일 후 자동 폐기된다. 다만 그 시점에서 누가 승자가 되고 패자가 될지를 정확히 알아야 할 것이라고 이번에 상하원 의원들에게 설명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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