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영 신임 경북대병원장
넉 달여 동안 사령탑 공백 상황을 맞았던 경북대병원이 정호영(54) 제38대 병원장 취임 이후 빠르게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직무대행 체제 속에서 미뤄졌던 각종 신규 사업들이 병원장 취임 이후 속도를 내고 있는 덕분이다.
지난 4일 취임식을 가진 정 병원장은 이튿날 바로 베트남행 비행기에 올랐다. 현지 3대 병원으로 꼽히는 백마이병원과의 의료진 연수 협의를 위해서였다. 수도 하노이에 있는 백마이병원은 2천500병상 규모 국립병원이다. 정 병원장은 "내년에 열리는 베트남병원장협회 회의에서 한국의 병원 경영 노하우를 주제로 강연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고 전했다.
사드 배치 여파로 주춤했던 경북대병원 칭다오 국제진료센터 설립 사업도 가속도가 붙었다. 다음 달 중으로 모발이식센터를 개소하자는 칭다오국제경제합작구 측의 요청이 오면서다. 정 병원장은 조만간 중국을 방문해 본계약을 체결할 방침이다.
정 병원장은 "경북대병원의 해외 진출은 높은 의료 질과 관련이 깊다"고 강조했다. "현지 병원을 둘러보니 시설이나 의료장비 등은 우리나라 못지않더군요.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최신 장비를 속속 도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암 등 중증질환 치료와 장기 이식 분야는 아직 우리나라에 크게 못 미칩니다. 지역을 넘어 세계적 병원이 되려면 높은 수준의 의료 서비스 질을 유지해야 합니다."
그가 의료 질을 강조하는 이유는 기대에 못 미친 의료 질 평가 결과 탓도 있다. 보건복지부는 전국 43개 상급종합병원의 의료 질을 평가해 매년 발표한다. 그러나 경북대병원은 이 평가에서 2년 연속으로 의료 질 및 환자안전'공공성'의료 전달체계 2등급, 교육수련'연구개발 1등급에 머물렀다. "의료 질 평가등급을 높여 병원 위상을 높이고 이에 따른 보상 규모 확대가 급선무입니다. 사실 그동안 환자들의 편의를 위해 검사 횟수나 기준 등을 느슨하게 적용한 점이 있었습니다. 이제는 정부 기준에 맞게 검사 횟수 등을 세심하게 적용할 생각입니다."
정 병원장은 지난 12년간 주요 보직을 역임하며 병원 행정 분야의 다양한 경험을 쌓아왔다. 하지만 그는 "병원장이라는 자리가 주는 무게감이 만만치 않다"고 했다. "책임감의 차원이 다릅니다. 제가 최종 결정권자이고, 마지막 책임을 져야 하니까요. 어떤 결정을 내리더라도 더욱 신중하고 조심스러워집니다."
수년간 갈등을 빚었던 노동조합과도 해빙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노조 측은 4일 열린 노사 상견례 이후 "예전과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정 병원장은 "110년 전 경북대병원이 설립된 것도 공공의료가 목적이었다"면서 "높은 의료 질과 공공의료라는 양대 축을 바탕으로 지역민들이 믿고 찾는, 세계 속의 병원으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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