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크골프장·탐방로 포장, 앞산 망칠까 걱정

입력 2017-09-09 00:05:01

市, 2019년 총 490억원 투입…전망대 확장·휴게공간 교체, 구청은 이미 9홀짜리 공사 중

대구시와 남구청이 앞다퉈 앞산 개발에 나서면서 난개발 및 환경'생태계 훼손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시와 구청은 앞산 개발을 통해 관광 자원화와 지역 현안 해결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구상이지만 전문가들은 난개발에 따른 자연 훼손을 우려하며 신중한 검토를 주문하고 있는 것.

시는 총 490억원을 투입하는 '앞산 관광명소화 사업'을 통해 앞산을 도시관광 거점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2019년 착공하는 해당 사업은 ▷기존 전망대 규모 확충 ▷노후'방치된 휴게공간 리모델링 ▷정상부 탐방로 구간 포장 등이다.

남구청도 앞산 강당골 일대 4천900㎡ 부지에 9홀 규모 파크골프장을 조성하고 있다. 이 일대는 올해 11월에 준공되는 남구 봉덕동 국민체육센터와 고산골 공룡공원'공영주차장 등이 집적돼 있어 지역 생활체육인들의 숙원인 파크골프장 조성에 적합한 부지라고 구청은 설명했다.

하지만 환경단체들은 잇따른 앞산 및 주변부 개발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특히 앞산 관광명소화 사업은 아직 첫 삽을 뜨지 않은 만큼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미 마구잡이로 형성된 '거미줄 등산로'만으로도 자연환경이 적잖게 훼손된 탓에 앞으로 보존과 유지보수에 중점을 둬야 한다는 얘기다.

정수근 환경운동연합 생태보존국장은 "앞산에는 멸종위기 2급종인 담비, 삵을 포함한 다양한 보호종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다. 그런데 시와 구청의 앞산 개발이 '묻지마 개발'로 흐르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주장했다. 영남자연생태보존회 조영호 박사도 "앞산을 찾는 것은 자연을 느끼기 위해서이며, 특히 정상부 포장 등은 야생동물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이 큰 만큼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영권 대구가톨릭대 교수(지리교육학과)는 "도심과 접근성이 뛰어난 앞산과 신천의 특성상 개발 자체를 무조건 반대할 수는 없지만 앞산의 생태적 지리적 특성을 종합적으로 관찰해 확고한 마스터플랜이 먼저 세워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앞으로 환경영향평가를 거쳐 앞산에 미칠 영향을 충분히 고려하고 환경단체와도 협의를 하겠다"며 "앞산 관광 자원화에 대해서는 시민들도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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