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 옛길박물관 국내 유일 '사근도형지안' 공개

입력 2017-06-06 00:05:01

196쪽에 5천여명 역인 수록…경북 유형문화재 신청키로

문경시 옛길박물관이 공개한 국내 유일 역 호적대장
문경시 옛길박물관이 공개한 국내 유일 역 호적대장 '사근도형지안'. 196쪽에 5천175명의 역인이 수록돼 있다. 문경시옛길박물관 제공

조선 왕조는 국가의 명령이나 공문서를 지방으로 전하러 가는 관리 등이 말을 갈아타거나 쉴 수 있도록 중간중간에 540여 개나 되는 역참을 설치했다. 역참에 배속된 말을 비롯해 역리(驛吏)와 역노비(驛奴婢) 등 역인(驛人) 관리와 파발들의 휴식을 위한 잡일 등을 수행할 인력을 조직적으로 관리했다. 이를 위해 일반 군'현의 호적과는 다른 역 호적대장을 작성했는데, 이것이 바로 형지안(形止案)이다.

문경시 옛길박물관은 4일 270년 전인 1747년 작성돼 국내에 유일하게 남아있는 역 호적대장 '사근도형지안'을 공개했다. 사근도(沙斤道)는 경상도 함양의 사근역(沙斤驛)을 중심으로 한 역도(驛道)로, 본역은 사근역이며 14개의 속역이 있다. 당시 역참 수가 540여 개였고, 형지안 작성 횟수가 3년 주기인데도 지금껏 전해 내려오는 형지안은 김천도형지안, 송라도형지안, 자여도형지안, 사근도형지안 등 4개뿐이다.

이 중 총 98장, 196쪽에 5천175명의 역인이 수록돼 가장 규모가 큰 사근도형지안만 문경시 옛길박물관이 소장하고 있으며, 나머지 3개는 모두 일본에 있다.

조병로 경기대 명예교수(한국교통사연구소장)와 여운황 문경시청 학예사는 "사근도형지안은 역의 호구 편성과 가족 구성 그리고 결혼 양태 분석을 통한 신분 변화 등을 연구하는 데 거의 유일한 자료"라며 "특히 역촌(驛村)의 사회사 연구에 사료 가치가 크다"고 밝혔다. 문경시 옛길박물관은 사근도형지안을 경상북도 유형문화재로 신청하기로 했다. 아울러 가치를 널리 알리기 위해 한국고문서학회, 인하대 한국학연구소, 한국교통사연구소와 함께 오는 9일부터 이틀간 문경관광호텔에서 학술대회를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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