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발굴 전수 기업판 협치 대구서 시동

입력 2017-05-30 00:05:03

미래차·의료·로봇·에너지 기업 간 연계 주력산업 육성

대구의 자동차램프 금형전문업체인 C사는 더욱 정밀한 금형 기술개발에 목말라 있다. 최근 차 부품 금형에서도 첨단 전자제품 못지않은 미세정밀가공 기술이 요구되고 있어서다. C사 간부는 "앞으로 미래차가 주력이 될수록 차 부품의 정밀도는 더욱 올라간다. 선진 금형기업과 기술교류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된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올해 대구에서 설립한 자동차 부품업체인 B사 대표는 우수가공기술 업체 S사와 기술교류를 준비하고 있다. 차 부품 설계 엔지니어 출신인 그는 자동차 엔진출력을 높이는 부품을 연구'생산하는 게 목표다. 그는 "S사에 정부 과제 수행노하우나 경영자문을 해주고, 그 대신 금속 가공기술을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동종 및 이업종 간의 기업과 기업이 만나 새 기술을 발굴하고 전수하는 '기업판 협치(協治) 모델'이 대구에서 시동을 걸고 있다. 미래차'의료'로봇'에너지 등 신산업 분야에서 기업 간 연계협력을 촉진해 지역 주력산업을 육성하는 것이다.

대구시는 '통(通)하는 기업, 신(新)나는 산업'을 주제로 올 12월까지 '산학융합 네트워크데이'를 릴레이 개최할 예정이다. ▷산업별 융합과제 공유 ▷기업 간 연계사례 발표 ▷동종'이업종 기업 간 자율적인 기술 발표 등을 다루는 행사로 치러진다. 올해 3월 출범한 대구시 미래산업추진단이 전담한다.

기업 및 기술 간 연계협력 필요성에 대해서는 기업 스스로 공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는 지난 4월 말부터 이달 중순까지 '기업 간 연계협력 지원을 위한 수요조사'를 실시, 112개사로부터 응답을 받았다.

이에 따르면 전체 기업의 71.5%가 '연계협력이 필요하다'고 답했고, 74.4%는 '연계협력을 위한 활동을 추진하거나 고려 중'이라고 했다. 또 연계협력의 방식으로는 '공동기술개발'(49.1%)을 첫 번째로 꼽았고, 공동마케팅(19.9%), 자금지원(9.3%)으로 답했다.

하지만, 기업들이 느끼는 애로사항도 만만찮았다.

우선 연계협력을 하고 싶어도 기업 정보가 부족하고 경쟁 관계로 인해 실질적인 연계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것. 비용부담 탓에 연계협력을 위한 투자가 저조하고, 전략적 협력관계를 위한 기업'기관 간 소통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시는 미래차'로봇'스마트에너지'물'의료'ICT융합'섬유'지능형기계'뿌리 및 소재'도시형산업 등 10개 산업에 대한 연계협력 강점 기술과 연계협력 희망 기술 조사를 마쳤다. 또 기업별로 연계를 희망하는 기업 리스트도 추려냈다.

시 관계자는 "뿌리'소재산업, 도시형산업, 섬유산업 등의 순으로 거래기업에 대한 기술개발 의뢰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산학융합 네트워크데이는 지역 주력산업의 신성장동력을 키우는 장이 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제1회 산학융합 네트워크데이는 미래차를 주제로 200여 명의 기업인이 참석한 가운데 다음 달 20일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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