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의료복합단지, 이제 홀로서기 기반 다져야

입력 2017-05-09 00:05:00

정부가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의 재정 자립 시기를 더 늦추고 성장 기반부터 다지기로 결정했다. 정부는 당초 2018년부터 대구경북 및 오송의료단지의 완전 자립 방침을 세우고 국비 예산 지원 중단을 추진했다. 하지만 "재정 자립에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자 검토 끝에 이를 철회하고 '선성장 후자립'으로 방침을 바꾼 것이다. 대신 정부는 현재 15% 수준인 재정자립도를 2019년 38%, 2025년 55%까지 높일 것을 주문했다.

최근 확정한 의료복합단지 제3차 종합계획에 따르면 올해부터 2019년까지 3년간 대구와 오송에 총 4천400억원의 연구개발비를 지원하고 자립을 적극적으로 돕기로 했다. 또 앞으로 보건복지부'미래창조과학부의 운영 승인 등 정부의 간섭도 줄이기로 했다. 운영 주체인 각 의료산업진흥재단 이사회를 중심으로 주요 사항을 결정해 시행하도록 길을 터놓은 것이다.

당분간 정부가 재정 지원을 계속하고 의료단지 운영의 자율성이 한층 높아진 것은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첨복의료재단 이사회가 의료단지의 공공성 확보는 물론 수익성 향상을 통해 재정자립도를 빠르게 끌어올려야 하는 과제 또한 떠안게 됐다. 운영 활성화를 통한 홀로서기가 급하게 된 것이다. 대경의료단지의 올해 예산은 국비 178억원 등 약 220억원이다.

당장 국내외 의료'제약 관련 기업을 보다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연구개발 능력 제고 등 운영 성과를 높이는 데 총력을 모아야 한다. 이런 노력 없이 마냥 국민 세금에만 기댈 수는 없다. 의료단지의 성공은 결국 재단과 의료단지 구성원의 의지에 달린 것이다. 의료단지 활성화와 재정 자립을 위해 대구시도 적극적으로 힘을 보태야 한다. 일단 급한 불은 껐다고 안심할 단계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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