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립국악단 '태평무'로 시작
日 게이코 무용'中 태평소+변검
오는 12일 대구에서 올해 동아시아 문화도시로 선정된 대구(韓), 창사(中), 교토(日) 등 세 도시를 대표하는 문화공연이 화려하게 펼쳐진다. 이날 오후 7시 30분부터 2시간가량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동아시아 문화도시 2017 대구 개막식'이 열리는 것이다. 평소 접하기 어려웠던 한'중'일 3국의 문화공연을 한자리에서 즐길 수 있는 기회다. 개막식 공연 주제는 '전통의 소리와 몸짓'이다.
특히 대구는 특별공연으로 한국 최고의 뮤지컬 배우인 최정원이 뉴욕뉴욕'시카고'맘마미아 등 '불후의 명곡 뮤지컬 메들리', 오페라 리골레토 중 '여자의 마음', 투란도트 중 '공주는 잠 못 이루고' 등의 갈라쇼를 선사한다. 오페라하우스 광장에서는 개막 1시간 전부터 비산농악대의 길놀이와 재즈 공연 등이 열린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근'현대 문화가 조화롭게 자리 잡은 공연문화 중심도시 대구가 중국 창사, 일본 교토와 활발한 문화 교류를 통해 동아시아 협력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 나가겠다"며 "한'중'일 3국의 전통과 현대가 가미된 풍성한 공연장에 대구시민들을 초대한다"고 말했다.
◆한국의 전통이 살아 숨 쉰다
대구시립국악단이 꾸미는 '태평무'가 가장 먼저 무대 위를 수놓는다. 태평무는 왕실의 번영과 나라의 태평성대를 기원하기 위해 왕비 또는 왕이 직접 춤을 춘다는 내용을 담은 창작무용. 20세기 초 예술가 한성준이 무대공연 작품으로 완성한 춤으로, 장중하면서도 빠른 발놀림이 특징이다. 빠른 걸음으로 복잡한 장단을 경쾌하게 가로지르는 발 디딤이 장단과 어울리면서 나타나는 기교적인 발짓이 이 춤의 매력이다.
지역 국악밴드 '나릿'의 김수경 씨가 펼치는 판소리도 큰 감동을 선사한다. 진양조와 중중모리장단에 얹혀 아기자기하게 펼쳐지는 사랑가를 부른다. 판소리 춘향가의 백미인 사랑가는 끊어질 듯 이어지며, 밀었다 당기는 율동적인 가락이 포인트다. 이몽룡과 춘향의 판소리 속 러브스토리는 점잖지도 근엄하지도 않은 당대인들의 솔직한 사랑 방식을 엿보게 하는 대목. 이 노래가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지금도 대중적인 사랑을 받는 이유다.
◆일본 천년도시 기품이 흐른다
일본 교토는 794년부터 1868년까지 1천 년간 수도였던 도시다. 정치'문화'종교의 중심지로 영화를 누린 일본을 대표하는 문화예술도시. 더불어 세계에서 가장 매력적인 관광도시로 손꼽히는 등 많은 세계문화유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금도 전통에서 현대까지 폭넓은 문화예술이 계승'창조되고 있다. 이번 대구 개막식에서 교토는 평소 접하기 어려운 일본 전통문화공연을 들고 왔다.
▷기온 노래(祇園小唄)=천년고도 교토의 가장 매력적인 아이콘은 마이코(舞妓)다. 교토에서는 게이코라고 부르는 게이샤(藝者)가 되기 위해 수련하는 15~19세 무희인 마이코는 교토의 살아 있는 전통이다. 게이코는 기예인이란 뜻으로, 웃음을 파는 접대부가 아니라 가무와 화술을 두루 갖춘 예능인이다. 기온 노래는 마이코가 되기까지 반드시 익혀야 하는 무용이다. 교토 사계절의 변화와 마이코의 심정을 잘 표현한 공연이다.
▷네온교쿠(?音曲)=일본 전통 희극인 교겐 공연이다. 교겐은 일본 중세에 태동한 대표적 연극으로 노'분라쿠'가부키와 더불어 일본 4대 고전 연극 장르의 하나다. 일본의 전통 예능에서 잘 나타나지 않는 웃음을 선사하는 유일한 희극이다. 따라서 교겐은 일본 최초의 희극인 동시에 독립된 영역을 갖는 웃음의 예술이다. 교겐은 서민적이고 사실적 특성을 지녔기에 자연히 풍자적 성격을 띠게 되나 신랄하게 파헤치는 풍자보다는 명랑하고 따뜻한 웃음을 선사하는 것이 특징이다.
▷회(回) KAI=댄스그룹이 펼치는 전통과 현대를 접목한 무용공연. 역사 속에서 반복되어온 행위를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 다시 체험하고, 생명을 계속해서 재생한다는 희망을 표현한 작품이다.
◆중국 최초 역사문화도시를 본다
중국 창사는 3천 년 역사를 지닌 도시로, 중국 최초의 역사문화도시로 지정될 만큼 오랜 역사와 문화를 자랑한다. 굴원, 두보, 가의 등 문인과 마오쩌둥, 류사오치 등 수많은 혁명가들이 창사에서 태어났다. 창사는 이번 대구 개막식에서 역사적 고성(古城)임을 뽐내는 중국 특유의 전통공연을 선보인다.
▷태평소 독주와 변검=태평소와 변검이 만났다. 태평소와 성대모사의 형식으로 경극을 연주하고, 희곡절기인 변검을 통해 대화하고 풍부한 무대 효과를 전시한다. 이어 중국 악기 태평소를 이용해 조선족 명곡인 '아리랑'을 연주한다. 한'중 양국의 우정의 다리를 잇는다는 뜻이 포함됐다고 창사시는 설명했다.
▷화고희 공연 '연놀이'=사랑스러운 소녀들이 등장해 산뜻하고 아름다운 봄철에 즐겁고 유쾌한 연놀이를 하는 내용의 연극이다. 소녀들이 사랑에 대한 열망을 표현하고, 후난 여인의 다정한 모습을 재현한다.
▷남녀대창 '창사산가'=중국 국가 1급 배우인 왕이운'왕평은 노래를 부르고, 청년 배우 탕단'왕하오 등은 노래에 맞춰 춤을 춘다. 공연을 통해 아름다운 상수(湘水), 농후한 상정(湘情)을 표현한다.
◇동아시아 문화도시는?
한'중'일 年 1개 도시 선정 '문화공동체'
한'중'일 3개국이 매년 1개 도시를 동아시아 문화도시로 선정, 교류행사를 진행하는 사업이다. 동아시아 의식과 문화 교류, 상대 문화의 이해 등을 통해 문화공동체를 지향한다. 올해는 한국의 대구시, 중국의 창사시, 일본의 교토시가 동아시아 문화도시로 선정됐다.
동아시아 문화도시는 유럽연합(EU)이 1985년 문화수도를 선정, 매년 정책적으로 지원하는 것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그 후 전 세계적으로 아랍 문화수도, 아메리카 문화수도 등 권역별 문화수도 프로그램이 활성화돼 권역별 문화유산과 예술 발전을 위한 문화프로젝트로 자리 잡고 있다.
동아시아 문화도시 사업은 2012년 5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4회 한'중'일 문화장관' 협의로 발족했다. 이후 ▷2014년 한국 광주, 중국 취안저우, 일본 요코하마 ▷2015년 한국 청주, 중국 칭다오, 일본 니가타 ▷2016년 한국 제주, 중국 닝보, 일본 나라가 각각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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