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철 하루 평균 9만t 배수…관광시즌 겹쳐 상인들 울상
경주 보문단지 상인들과 호텔'콘도 등 숙박업 관계자들은 하루가 멀다 하고 속절없이 수위가 낮아지는 보문호를 바라보며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보문호 물은 관광객들을 불러들일 수 있는 최고의 상품이기 때문에 호수 주변 상인들은 물이 빠지는 것에 대해 극도로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상인들의 걱정은 아랑곳하지 않고 농사철인 이달 초부터 보문호 물은 속절없이 빠지기 시작하고 있다. 문제는 관광시즌도 같은 시기에 시작된다는 점이다. 보문호는 지난 11일 농사철 시작을 알리는 통수식 직후부터 물이 빠지기 시작해 현재 만수위보다 30여㎝나 수위가 낮아졌다. 위쪽 덕동댐의 고정적인 물 공급과 체계적인 물 관리로 겨우내 만수위를 유지했지만 농사철이 시작되면서 물이 계속 빠져나가는 것이다.
보문호 관리는 주체가 애매하다. 경북관광공사는 보문호를 포함한 단지 전체를, 콩코드호텔은 오리배 등 선박을 띄울 수 있는 수면 사용권을, 한국농어촌공사는 보문호 용수를 관리한다.
농어촌공사가 용수를 관리하는 만큼 이곳 호숫물은 관광용수가 아닌 농업용수다. 따라서 겨울철 물을 모아 놓았다가 농사철이면 일제히 빼내간다. 농어촌공사에 따르면, 만수위가 980만t인 보문호는 4월 초 통수식 이후 9월 말까지 하루 평균 9만t가량의 물이 빠져나간다. 강우 등 자연적인 유입이 없으면 3, 4개월 후 바닥을 드러낼 정도의 수치다. 현재는 보문호 상단 석축이 반쯤 드러날 정도로 수위가 낮아졌다.
보문단지 한 상인은 "보문호 물이 얼마나 차 있는지가 관광객 숫자에 큰 영향을 미친다. 농어촌공사가 물 관리를 잘못해 농업용수가 개울로 그대로 흘러가는 경우도 많다"고 주장했다.
농어촌공사 담당자는 "봄에는 농업용수가 많이 필요하다. 개울로 물이 흘러가는 것은 경관용수도 필요해서다. 관광 분위기를 해치지 않으려고 보문호 물을 절반 이하로는 빼지 않는다"고 했다.
인근 상인들은 보문호를 관리해야 할 경북관광공사가 뒷짐만 지고 있다고 비난한다. 이에 대해 경북관광공사 측은 "관광 분위기 조성을 위해 농어촌공사 측에 부탁하지만 농어촌공사가 보문호는 관광용수 이전에 농업용수라고 반박하면 달리 방법이 없다. 물을 빼라 마라 하는 것은 권한 밖"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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