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춘추] 도시재생은 도시농업으로

입력 2017-04-10 04:55:02

전 세계 도시농업 인구는 8억 명이다. 한국도 2014년부터 도시농업관련법이 제정되어 도시 농부들이 늘고 있다. 또한, 지방자치단체마다 도시농업에 대한 다양한 지원과 공간들을 만들어 가고 있다. 이젠 농사는 누구에게나 소중한 먹을거리라는 생존 자원으로 인식했기 때문이다.

도시농업은 여러 가지 이점을 갖고 있다.

첫째, 농사일은 규칙성을 요구한다. 규칙적인 운동으로 건강을 유지해준다. 또한, 내 손으로 기른 농산물을 가족과 이웃들끼리 나누는 나눔의 기쁨도 있다. 그뿐만 아니라 가족 전체가 참여해서 가족애를 키우기도 하고 어린 자녀들에겐 자연과 환경, 먹을거리에 대한 체험교육이 가능하다. 특히 자신의 가족들이 섭취하는 농산물이므로 비닐을 사용한다거나 농약을 사용하는 일 없이 무농약, 친환경 농사를 지을 수 있다.

둘째, 생명에 대한 경외감이 생긴다. 식물을 재배하는 것은 동물을 키우는 것과는 또 다른 감성을 가져다준다. 씨앗을 심는 것에서부터 섭취할 수 있는 농작물에 이르기까지 사람이 돌보는 정성만으로는 안 된다는 것을 실감한다. 자연과 함께해야 하고 농사를 짓는 환경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유기적인 생명관이 길러진다.

셋째, 삭막한 도시 속의 녹지 형성에 이바지한다. 나무나 숲과 같은 일반 녹지는 경관용이거나 단순 녹지용이지만 농작물은 우리에게 먹을거리를 제공해주는 지속 가능한 행위이다. 식량안보 차원에서 권장할 만한 일이다. 또한, 건물 옥상과 외벽에 심어진 식물들은 혹서기와 혹한기에 에너지 절감에도 이바지하고 있다.

넷째, 도시농업은 각종 시너지 효과를 일으킨다. 도시농업이 진화하여 소외계층에 대한 복지도구로 활용되거나 노인들의 일자리 창출과 같은 경제적인 시너지 효과를 얻어내고 있다.

도시농업의 매력이 점점 확산하고 있지만, 지원과 체계는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또 효율적이지 않다. 우리나라에서도 몇몇 지자체가 선진적으로 도시농업공원이나 도시농업체험원과 같이 도시농업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실습과 교육을 곁들이는 공간이 만들고 있다. 유휴 녹지대나 근린공원, 그린벨트 등과 같은 공간을 활용해서 텃밭 분양, 쉼터, 산책로, 농업교육강좌, 종묘재배장, 계절용 농사 체험장, 먹을거리 조리장, 농산물 판매장, 친환경에너지 생산 및 체험장, 생태 체험장 등의 시설을 설치해 도시농업을 확산시켜 나가는 중추적인 공간이 필요하다. 이런 공간을 조성하면 단순한 관찰 중심의 자연학습 공간이 아닌 직접 농사를 지어보고 수확하는 농부체험을 성인뿐만 아니라 학생들도 할 수 있게 된다.

사람과 자연이 조화로우며 공생할 수 있는 도시를 만드는 것이 도시를 새롭게 꾸미는 방법이다. 도시재생은 도시농업과 함께할 때 더욱 가성비가 높다는 점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