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권오준 회장은 지난달 30일 서울의 최고경영자 포럼에서 2019년 영업이익을 현재의 2배 수준인 5조원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권 회장의 발언은 CEO의 자화자찬 수준이 아니라, 포스코 경영 상태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포스코가 그간의 비상경영 체제에서 벗어나 순조롭게 항해하고 있음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반가운 소식이다.
포스코는 본사 주소를 포항에 두고 있는 지역 기업이다. 포항에 본사 기능이 있는지 논란은 차치하더라도, 지역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공생 관계다. 이런 포스코가 몇 년 동안 경영 부진과 정권과의 유착, 비리 수사 등으로 큰 혼란을 겪어왔기에 적잖은 우려를 자아낸 것이 사실이다. 얼마 전만 해도 포스코에 대한 극단적인 비관론이 횡행했지만, 권 회장의 뛰어난 경영 능력으로 이를 잠재웠다고 하니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권 회장이 취임한 2014년 이후 포스코는 점차 과거의 위상을 회복하고 있다. 권 회장이 '철강사업 고도화' '비철강사업의 구조조정과 수익 향상'으로 목표를 정하고 포스코의 고유한 강점을 살리기 위해 노력한 결과일 것이다. 이는 전임 정준양 회장이 '탈(脫)철강사업'을 시도하다가 숱한 시행착오를 겪은 것에서 교훈을 얻었기 때문인지 모른다.
포스코는 서서히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정작 '포스코의 터전'이라 할 수 있는 포항은 엉망진창이다. 포스코가 최근 몇 년간 구조조정과 경비 절감 등을 단행하면서 포항 경제는 직격탄을 맞았다. 철강 관련 기업은 부도났거나 큰 어려움을 겪고 있고, 서민 경제마저 휘청거리고 있다. 포항 경제에 포스코의 비중이 절대적임을 감안하면 포스코의 책임은 엄중하다. 그 와중에 포스코건설 등 일부 계열사가 인력과 조직을 다른 곳으로 옮기려다 시민들의 분노를 샀다.
포스코가 흑자 5조원을 목표로 하는 것은 축하받을 일이다. 그렇지만, 국민기업 포스코가 지역의 희생을 발판 삼아 자기 살길만 찾는다는 비판을 듣는다면 고 박태준 회장의 명예를 손상시키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제부터 포항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기여도를 높여가야 할 것이다. 지역과 기업은 함께 살아야 그 의미가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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