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후배 40명, 휴대전화에 프로필 담아서 깨알 홍보 자청
'사람 좋아 보이는 동네 아저씨', 배우 손현주(53)가 풍기는 인상이다. 공석이든 사석이든 그는 언제나 소탈해 보인다. 최근 들어 스릴러 영화로 다른 모습을 보이긴 했으나 그는 20여 년 동안 '소시민' 캐릭터로 대중에 친근하게 다가왔다. 드라마에서 보던 그 모습이 본인의 모습과도 닮았다.
1991년 KBS 14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한 손현주는 '당연히' 조'단역을 거쳤고, 2009년 드라마 '솔약국집 아들들'에 출연해서야 존재감이 생겼다. 손현주는 "초반에는 당연히 단역을 많이 했는데 '손현주'보다 '야!'나 '어이~'로 많이 불렸다"며 "과거에 어떻게 하면 방송에서 살아남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고 회상했다. 최근까지도 유쾌하게 "이 작품으로 만나봅시다"라고 한 적도 거의 없었단다. 지난 2012년 화제작이었던 드라마 '추적자'도 밀리고 밀려 겨우 편성이 됐던 작품이었다. 손현주는 이 작품을 흥행시킨 주역으로 대상까지 거머쥐었다.
"(더 출연할지) '2주만 두고 보자'는 얘기를 항상 들었기에 처음부터 악착같이 살아왔다"고 한 그는 이제 주인공 제의가 많이 들어오는 배우가 됐다. 최근 스릴러 몇몇 작품이 흥행하면서 '스릴러킹' 별명도 붙었다. 손현주는 "앞으로 몸 관리를 잘하고 열심히 연기하겠다. 죽는 날까지 연기해야 할 것"이라고 웃으며 "어떻게 하다 보니 드라마만 하다가 최근 들어 영화를 하게 됐는데 이제 다시 대중이 좋아하는 드라마로 돌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드라마를 살펴보고 있긴 하지만 일단 영화 '보통사람'으로 다시 돌아왔다. 스릴러가 아닌 휴먼 드라마에 속하는 작품이다. 1987년, 보통의 삶을 살아가던 강력계 형사 성진(손현주)이 나라가 주목하는 연쇄 살인사건에 휘말리며 삶이 송두리째 흔들리게 되는 이야기를 담은 '보통사람'은 1980년대 무자비한 공권력을 중심으로 정치'사회적 이슈가 가미된 인상이 강하다. 부성애가 기본 코드이긴 하지만 시대적 아픔도 꽤 많이 담겼다. 과거 전두환 시대 공권력의 고문치사 사건, 현재 국정 농단 사태의 한 축을 담당했던 검사의 모습 등이 자연스레 떠오르기도 한다.
손현주는 "사실 '보통사람'의 첫 시나리오와 수정본이 내가 생각한 바와 달리 흘러갔다"고 고백했다. "1970년대 발생한 첫 연쇄 살인마에 대한 모티프가 좋았는데 생각한 것과는 많이 바뀌었어요. 그래도 그만둘 순 없었죠. 출연한다고 했으니 책임을 져야 했거든요. 김봉한 감독과 이야기와 대화를 많이 했고, 부모와 자식, 가정을 지키는 평범한 모습을 담고 이 영화를 풀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계속했어요."
영화는 손현주의 연기도 일품이지만 엄청난 사건을 조작하는 안기부 실장을 연기한 장혁의 존재감이 강렬하다. 손현주는 "장혁 씨와는 드라마 '타짜'에서 호흡을 맞춘 뒤 친해졌다. '같이 또 하자'고 했는데 기회가 없었다"며 "공교롭게도 같이하자고 했는데 과거 '숨바꼭질'이 장혁 씨의 '감기'와 대결해 의도치 않게 (이겨) 미안해한 적이 있다. 이후에 '보통사람'을 하게 됐는데 제작이 지연되면서 장혁 씨가 합류하게 됐다. 나와 같이한다고 해서 한 걸 텐데 아마 이 역할인지는 몰랐을 것"이라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오래 고생했던 손현주가 몇 년 동안 계속 강조하는 게 있다. 소속사가 싫어해도 자신이 계속하는 일이란다. 휴대폰에 연극배우 프로필을 갖고 다니는 그는 이들을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자신이 뭔가를 해줄 순 없지만, 누군가 그들에게 기회라도 주길 바라는 마음 때문이다.
"내 휴대폰 안에 30~40명의 프로필이 있어요. 이들을 끌어줄 방법이 선배들이 얘기해주는 것밖에 없더라고요. 시청자나 관객은 새로운 배우를 봐서 좋고, 연기 잘하는 이들은 그런 장을 몰랐다가 들어가 연기할 수 있으면 서로 좋잖아요. 이번에 '보통사람'에도 그런 친구가 몇 명 나와요. 소속사가 싫어해도 저는 연결해주는 역할을 계속할 거예요.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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