옿해 1,2월에만 809명 등록…보건소 측 "경고 그림 효과"
대구 북구 관음동에 사는 김모(52) 씨는 담뱃갑을 볼 때마다 짜증이 난다. 가뜩이나 오른 담뱃값도 부담인데 이제는 폐암'후두암 등을 앓는 환자의 혐오스러운 모습이 담긴 '경고그림'까지 그려져 있어서다. 김 씨는 "담배 케이스 구입을 위해 온라인 쇼핑몰을 찾아보는 중"이라며 "흡연 장소 찾기도 쉽지 않은 터라 이참에 금연도 고민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담뱃갑 흡연 경고그림이 금연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담배 판매량이 지난해 11월 이후 3개월 연속 줄어들고 있는 데다 보건소 금연 클리닉의 문을 두드리는 흡연자도 대폭 늘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담배 판매량은 지난해 11월 3억1천만 갑, 12월 2억9천만 갑, 올해 1월 2억8천만 갑, 2월 2억4천만 갑으로 3개월 연속 감소했다. 2월만 비교하면 지난해 2억8천만갑에서 올해 2억4천만 갑으로 4천만 갑 줄었다. 정부는 담뱃값 인상과 금연치료 지원, 흡연 경고그림 전면 도입 등이 담배 판매량 감소로 이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금연 클리닉을 방문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대구 북구보건소에 따르면 올해 1, 2월 금연 클리닉 등록자는 809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20명에 비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보건소 관계자는 "경고그림이 너무 징그러워 금연을 결심했다는 경우가 많다"며 "경고그림이 어느 정도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일부 흡연자들은 경고그림을 피하려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그림이 부착돼 있지 않은 담배를 찾아 나서거나 예전에 샀던 그림 없는 담뱃갑에 새로 산 담배를 넣어 사용하는 것이다. 집안에서 어린 자녀에게 담뱃갑을 들키지 않으려는 노력도 이어진다. 혐오스러운 그림을 본 자녀가 걱정할 것을 우려해서다.
담배 케이스 판매업자들은 때아닌 특수를 누리고 있다. 담배 케이스는 온라인 쇼핑몰을 중심으로 수천원부터 수만원대까지 다양한 가격으로 실리콘'메탈'가죽 소재 제품이 팔리고 있다. 한 온라인 담배 케이스 판매점 관계자는 "경고그림이 들어가기 전에 비해 구매 고객이 부쩍 늘었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흡연 경고그림이 실제 금연율을 높일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KT&G 한 관계자는 "원래 1, 2월은 새해를 맞아 금연을 결심하는 흡연자가 많고 날씨 때문에 판매량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며 "담배 판매량 감소 추세를 흡연 경고그림 효과라고 단정하기에는 이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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