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기적소리' 총연출 이응규

입력 2017-03-14 04:55:01

"경주 민박집서 열흘 밤낮 작업'금빛 찬란한 시절' 탄생시켰죠"

지난달 26일 폐막한 뮤지컬 '기적소리'의 하이라이트는 '금빛 찬란한 시절'이 울려 퍼질 때가 아니었을까. 서정적인 가사, 가슴 뛰는 애국 메시지에 높은 완성도까지. 4분 남짓한 시간에 관객들은 멜로디에 압도되었고 깊게 몰입됐다. 이 노래를 만든 이응규 총연출을 만나 '기적소리' 제작, 공연 과정의 에피소드를 들어보았다.

-작년에는 음악감독이었다가 총연출로 '초고속 승진'한 배경은.

▶작년에는 음악과 편곡, 전반적인 극에만 집중했다. 연출을 맡았던 동료가 유학을 떠나면서 정판규 대표가 내게 총연출을 제안했다. 나를 믿어준 대표님과 든든한 회사(EG) 멤버, 그리고 스태프들과 배우들이 함께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 같다.

-'금빛 찬란한 시절' 탄생 비화를 소개해 달라.

▶'지킬 앤 하이드'의 '지금 이 순간' 같은 테마곡을 하나 만들어 보고 싶었다. 작품의 시대적 배경인 1900년대를 간접적으로 느끼고 싶었다. 집에서는 집중이 안 돼 경주 외딴 산속으로 들어가 민박집에 짐을 풀었다. 오르간, 악보를 꺼내놓고 휴대폰부터 껐다. 꼬박 열흘간을 밤낮으로 작업했다. 고치고 수정하고 바꾸고, 다음 날 또 보완하고… 다행히 산을 내려올 때는 무언가 '한 건'했다는 뿌듯함이 있었다.

-이번에 7인조 오케스트라가 처음으로 등장했는데.

▶공연 전 멘토인 배성혁 딤프 집행위원장의 주문이 있었다. 이번엔 MR을 끄고 라이브로 가보라고. EG 오케스트라 단장인 조장일 감독을 중심으로 오케스트라는 쉽게 결성됐다. 다만 1900년대를 음악으로 표현하자니 국악과 트로트, 가요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어야 했다. 다행히 양악기와 국악기의 조화가 '기적소리' 멤버들의 색깔과 절묘하게 맞아떨어진 것 같다.

-지금 전념하고 있는 작품이 있나.

▶뮤지컬 '기억을 걷다'가 올해 딤프 창작지원작으로 선정됐다. 그 나름대로 4년 동안 '숙성' 과정을 거친 역작이다. 5인조 밴드를 동원해 라이브로 진행된다. 전공이 드라마 음악인 만큼 뮤지컬 넘버에 많은 공을 들였다. 개인적으로 '당신 기억하나요'는 애착이 많이 가는 곡 중 하나다.

이 작품이 궤도에 오르면 밴드도 15인조 오케스트라로 확대해 중극장 규모로 키울 예정이다.

-이제까지 출연, 연출한 작품을 소개해 달라.

▶2007년 제1회 딤프 때 뮤지컬 '유 아 마이 선샤인'(you are my sunshine)으로 대학생 부문 인기상을 받았다. 이듬해 뮤지컬 '은마헬스밴드'로 서울 창작뮤지컬 팩토리 시범공연작으로도 선정됐다. 뉴욕대 유학 시절 뮤지컬 'Love As A Second language'의 'The Best We Can'으로 뉴욕뮤지컬페스티벌 트레벌라이저 작곡가에 선정되기도 했다. 뉴욕대에서 리딩공연을 성황리에 마친 이 작품은 내년에 한국 무대에 소개할 예정이다.

귀국 후 뮤지컬 '왕의 나라'(2016), '사랑꽃'(2015)에서 음악감독과 편곡을, '투란도트'에서 오케스트라 지휘를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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