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엔 삼성동 안 간다 메시지 발표도 없다" 박 전 대통령 끝내 침묵

입력 2017-03-11 04:55:05

박근혜 전 대통령이 10일 끝내 침묵했다. 헌법재판소가 8대 0 전원 일치로 탄핵소추안을 인용하자, 충격을 받은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관저에서 한광옥 비서실장 등 참모들을 만났으나 "드릴 말씀이 없다"면서 적극적으로 자신의 입장을 밝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3시간가량 진행된 이 회의에서는 삼성동 사저 복귀 방안과 대국민 입장 발표 여부 등이 논의됐으나, 박 전 대통령이 별다른 말을 하지 않으면서 활발하게 의견 교환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가 이날 별다른 입장이나 메시지를 내지 않은 것도 이런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박 전 대통령이 침묵하자, 이날 오후 3시쯤 청와대 출입기자단에는 "10일엔 삼성동 사저로 가지 않는다. 메시지 발표도 없다"는 입장이 전해졌다.

박 전 대통령의 침묵은 그가 받은 충격을 대변해주는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통령 법률 대리인단은 그동안 탄핵 절차가 부당하고 탄핵 소추 사유를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밝혀와 내부적으로 탄핵 기각에 대한 기대가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대통령도 지난달 27일 헌재에 제출한 최후 진술 의견서에서 "지금껏 제가 해온 수많은 일들 가운데 저의 사익을 위한 것은 단 하나도 없었다. 제 개인이나 측근을 위해 대통령으로서의 권한을 행사하거나 남용한 사실은 결코 없었다"고 '최순실 게이트' 의혹을 적극 반박했다.

지난해 12월 9일 국회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이후 국무위원 간담회를 한 자리에서는 "피눈물이 난다는 게 무슨 말인가 했는데 이제 어떤 말인지 알겠다"면서 억울한 심정을 내비치면서 눈물을 보인 바 있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오늘 청와대 상황을 보면 대통령께서 헌재 결정에 무척 큰 충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참모들과의 회의가 끝난 후 혼자 관저에 머문 것으로 알려졌다. 조용히 있고 싶다는 뜻도 이날 박 전 대통령이 참모들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삼성동 사저는 여러 가지 시설 사정상 10일엔 들어갈 여건이 도저히 안돼 청와대 관저에서 며칠 더 머무르는 방안에 대해 논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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