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98번째 맞는 3'1절이다. 1919년 그날의 의미를 되새기고 순국선열을 추모하는 날이지만, 사회 분위기가 예년과는 사뭇 다르다. 집집마다 태극기를 게양하고 태극기를 쥔 채 목청껏 '대한 독립만세'를 외쳐야 함에도, 이를 꺼리거나 움츠리는 풍토가 만연해 있다. 일부 국민들이 태극기를 '태극기집회를 여는 탄핵 반대 세력'의 상징쯤으로 잘못 인식하고 있으니 순국선열에게 죄송할 따름이다.
지방자치단체들은 매년 정례적으로 하던 '태극기 달기 운동'과 '3'1절 만세 재현 행사' 등을 벌이다가 곤욕을 치르고 있다. 일부 주민들이 취지를 잘못 알고 '태극기집회'를 여는 것이 아니냐고 항의하는 사례가 꽤 있다고 한다. 축하 공연과 태극기 나눠주기 행사에 참여한 시민들은 태극기를 들고 있다가 '태극기집회 참석자'로 오해받아 아주 난처했다고 밝혔다.
얼마 전 청주에서는 한 청년이 탄핵 반대 집회를 지켜보다가 격분해 태극기를 불태우는, 웃지 못할 사건도 있었다. 이 청년은 탄핵 반대 집회의 주장이 부당하다고 생각해 그 자리에서 태극기를 불태운 것이라고 한다. 많은 시민들이 이 청년처럼 태극기를 '탄핵 반대 세력', '박근혜 대통령 옹호 세력'의 상징물로 여기고 있다니 안타깝다.
오늘, 전국에서 대규모 촛불집회와 태극기집회가 동시에 열릴 예정이어서 태극기가 얼마나 수난을 당할지 걱정스럽다. 3'1절에 경위와 목적이 어찌 됐든, 태극기를 둘러싸고 이런저런 험담과 욕설이 오가는 모습은 순국선열에게 후손들의 못난 꼴을 보이는 것이나 다름없다. 태극기는 특정 정파나 주의'주장을 대변하는 상징물이 절대 아니다. 태극기를 앞세운다고 애국자가 되는 것은 아니며, 태극기를 무시한다고 사회정의를 이룰 수 있는 것은 절대 아니다.
태극기는 한민족 전체를 대표하는 상징물이다.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 순사의 눈을 피해 태극기를 가슴에 품고 다니며 독립의 꿈을 키우던 역사를 잊어서는 안 된다. 태극기는 죄가 전혀 없다. 특정 이념이나 정치적 목적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오늘만큼은 태극기의 소중함을 잊지 말고 조상들의 뜨거운 함성을 기억하는 날이 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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