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책임져야" 경고한 中, 롯데에 경제적 보복 나서나

입력 2017-02-28 04:55:05

24개 계열사 中 사업 타격 우려

롯데가 이사회를 열어 성주 초전면 롯데스카이힐성주골프장(성주골프장)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부지로 제공하는 안건을 의결하면서 중국의 '보복' 가능성에 직면했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7일 정례 브리핑에서 롯데그룹의 사드 부지 승인과 관련, "유감스럽게도 한국 측은 중국 측의 이익 우려도 불구하고 고집스럽게 미국 측과 협조해서 관련 배치를 가속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중국 측은 한국의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의지가 결연하고 필요한 조처를 해 자신의 안전 이익을 취하겠다. 이에 따라 발생하는 모든 뒷감당은 미국과 한국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중국 당국이 롯데 현지 사업에 매우 엄격한 규제를 적용하거나 소비자들이 불매운동에 나서는 방식으로 한국과 롯데, 사드 배치에 노골적 반감과 불만을 드러낼 가능성이 있다.

실제 롯데가 사드 부지 제공을 의결하기도 전부터 중국 언론과 소비자는 "부지를 제공하면 롯데는 중국에서 큰 불이익을 받을 것"이라는 협박을 서슴지 않았다.

중국이 한국행 관광객을 제한할 경우 가장 심각한 타격이 예상되는 업종은 면세점이다. 지난해 롯데면세점의 시내면세점 매출 중 80%가 중국인 관광객의 지갑에서 나왔다. 내국인이 이용하는 공항면세점 등을 포함할 경우, 지난해 전체 롯데면세점 매출의 중국 의존도는 70%에 이른다. 지난해 전체 롯데면세점 매출이 6조원가량인 점을 감안하면 이 가운데 70%인 4조2천억원이 중국의 동향에 영향을 받는 셈이다. 롯데백화점도 지난해 전체 거래액 15조원 가운데 2.5%인 3천750억원 정도가 중국인 관광객이 지출한 것이다.

롯데는 1994년 롯데제과를 시작으로 유통'화학'관광 등 롯데 계열사의 중국 시장 진출이 이어졌다. 현재 24개 계열사가 중국에서 사업 중이고, 현지에 모두 2만여 명에 이르는 임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롯데시네마도 현재 12개 점, 90여 개 상영관을 운영 중이고, 롯데제과'롯데칠성'롯데케미칼'롯데알미늄 등도 중국 내에 생산기지를 두고 있다. 이들 계열사의 중국 현지 매출은 한 해 3조2천억원에 이른다. 따라서 국내와 중국 현지에서 8조원에 이르는 롯데 계열사 매출이 사드 문제로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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