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학생들과 깔창 생리대 청소년. 이들은 지금 한국 10대를 상징한다. 우리의 아픈 손가락들이며 허망한 사회구조와 시스템의 치명적 피해자들이다. 덫은 '누군가' 발목 걸려 넘어지지 않는 이상 거기 있다는 것조차 드러나지 않는다. 문제는 그 '누군가'가 이미 확정되었다는 것. 여러 측면에서 사회적 약자라는 점이다. 어른 세대를 믿고 기다렸을 10대들.
10대라고 할 때 연상될 다른 아이콘이 생겼다. 한 국회의원 아들 이야기다. 성매매를 암시하는 글을 쓴 까닭이 갈등과 치기 때문이었다고 해명하면서 일단락된 듯하다. 나는 이 상황에서 10대 성문화가 궁금해졌다. 동년배의 아들을 두었기에 혼란스럽고 마음이 급하다. 이 청소년이 10대 성의식을 대변한다고 할 수 없다. 여러 변수가 작용했을 테지만 다 알 수도 없다. 다만, 그의 성매매 제안을 보면서 뒤통수를 세게 한 대 맞은 느낌이다. 침소봉대하여 개인의 파문을 통해 사회 현상을 들여다봐야겠다. 다른 영역의 욕망과 불만이 성(性)의 얼굴로 위장하기도 한다. 이 일을 계기로 10대 성문화 혹은 (성)의식이 어디까지 왔는지, 이들에게 어떤 성교육을 해야 하는지 확인할 필요성에 대해 깊은 공감대가 있으면 싶다. 기존 세대가 상상하지 못하는 방식으로 10대를 보내고 있을 청소년들.
20년 전만 해도 성교육은 성폭력 예방 차원이었다. 성폭력 피해를 공론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 그래서 피해 심각성을 알리고 치유책을 찾는 동시에 성폭력 범죄를 예방하자는 문제의식이 절박한 시절이었다. 성폭력은 줄지 않았고 남성다움/여성다움의 고정관념은 비대하다. 게다가 여성 혐오의 송곳은 더 거칠어졌다. 놀랍게 달라지기도 했다. 작은 목소리이긴 하지만 성 소수자의 권리를 말한다. 인권의 문제다. 한편, 성을 소비하는 방식은 나날이 고도화하고 생활로 침투해 발랄해지고 탈신비화되면서 거리낌이 없어졌다. 10대가 툭 던질 만큼 성매매가, 아니 성매매의 인용이 일상화되었다. 인간에 대한 예의나 관계에 대한 책임과 의미는 달라졌다. 10대와의 대화가 단절되어서일까. 대안으로 제시한 성교육 핵심은 금욕으로 회귀했다. 시대착오적이니 꼰대 소리나 듣는다.
10대에게 자기 이야기를 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 이들은 또래가 감당해야 했던 희생을 목격하면서 이미 기존 세대에게 실망하고 분노한다. 기존 세대에게 익숙한 틀이 이들에게 맞을 리도 없다. 그러니 더욱 10대와 소통해야 한다. 이들이 자기 속내를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더 늦기 전에 10대를 이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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