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군 샘물개발 사업제안서 유출 의혹

입력 2017-02-16 04:55:02

매일신문 정보공개청구 자료 확인

울릉군이 먹는샘물 개발을 추진하면서 특정 업체를 밀어주려 한다는 의혹(본지 2016년 12월 12일 자 2면 보도)이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 2년 전 민간사업자 공모에 참가한 한 업체를 위해 울릉군이 조력한 정황이 취재 결과 포착된 것이다.

울릉군이 '추산 용천수 먹는샘물(생수) 개발 사업'에 나선 것은 지난 2010년부터였다. '삼다수'로 큰 수익을 내는 제주도처럼 생수를 개발해 열악한 재정자립도를 높이고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취지로 울릉군은 사업에 강한 의지를 보여왔다.

그러나 이 사업은 2015년 4월 민'관 합작회사 설립을 위한 사업자 공모 이후 지지부진해졌다. 당시 공모에 국내 대기업 계열사인 A업체와 울릉도 뱃길에 여객선을 운항하는 B업체가 참가했다.

제보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A업체는 제안서 평가에서 압도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그러나 울릉군은 제안서 평가 이틀 뒤 예정됐던 우선협상대상자 발표를 한 달 이상 미루다가 결국 사업자 선정을 하지 않았다. 당시 울릉군이 밝힌 이유는 "B업체가 이의를 제기했다"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본지는 B업체의 이의 제기 내용에 대해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울릉군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B업체는 제안서 평가 6일 뒤 울릉군에 이의신청을 했다. B업체가 문제 삼은 부분은 A업체의 제안서 제출 방법과 작성 지침이었다. '문서 왼쪽을 철하도록 한 사업제안서를 위쪽을 묶어 제출했고, 추정재무제표를 작성하면서 대차대조표와 현금흐름표를 제시하지 않았다'는 내용이었다.

정상 상황이라면 공모에 참가한 B업체가 상대 업체의 사업제안서 내용을 아는 것은 불가능하다. 심지어 B업체가 작성한 이의신청 공문에는 '평가점수 10점에 해당하는 항목에 대해 전체 일곱 줄을 서술하고 있는데도 좋은 평가를 받은 것은…'이란 대목도 나온다. 상대 업체가 사업계획의 특정 항목을 몇 줄로 서술했고, 심지어 좋은 평가를 받은 사실까지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울릉군 내부에 조력자가 있다는 의혹이 커지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당시 담당계장은 서류 유출에 대해 자신은 모르는 일이라며 선을 그었다. 최수일 울릉군수는 "이 사업에 대해 잘 모른다. 특정업체와 유착이 있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다.

앞서 최 군수는 울릉도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진 지난해 8월 태풍이 예견된 상황에서 출장을 나간 뒤 강원도 동해시 한 식당에서 심규언 동해시장을 만났으며, B업체 회장도 동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산 용천수는 울릉군 북면 나리 추산에서 나오는 자연용출수다. 생수 개발과 투자 유치, 법인 설립과 관련한 용역을 수차례 하며 공장 부지를 매입하고 개발 허가와 제조업 허가 등을 위해 울릉군이 지금까지 쏟아부은 돈은 18억여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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