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부] 달 엘리베이터

입력 2017-02-11 04:55:02

우주여행은 인류의 오랜 꿈이다. 그러나 우주로 가기 위해서 사용되는 로켓은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 1㎏의 무게를 우주로 쏘아 올리기 위해서는 우리 돈으로 수천만원의 비용이 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다 더 적은 비용으로, 안전하게 우주로 나갈 방법은 없을까. 이와 관련해 과학계에서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우주에 다녀오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지구 정지궤도까지 케이블을 올려 놓고 케이블에 부착된 엘리베이터를 운행하는 방식이다. 우주 엘리베이터 연구가 가장 진척된 나라는 미국으로, 운반체 실험을 성공한 상태다.

한 걸음 더 나아가 구글은 '인류를 바꿀 4가지 프로젝트'의 하나로 궤도 엘리베이터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지구 반지름의 6배에 달하는 3만6천m 높이의 궤도 엘리베이터 시설을 만들겠다는 것인데 상상하기 힘든 스케일이다. 궤도 엘리베이터 건설용 케이블 소재로는 탄소나노튜브가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구글은 궤도 엘리베이터가 우주 물류 수단으로 각광받을 수 있고 우주여행 비용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인간의 상상력은 한 발 더 나아간다. 궤도 엘리베이터를 달까지 확장시키면 어떻겠냐는 것이다. 기상천외한 데다 지금 기술로는 실현 불가능한 발상이지만 우리나라에서도 '달 엘리베이터'라는 이름으로 발명특허를 신청한 사례가 있다.

달과 지구를 연결할 수 있다는 발상이 가능한 것은 언제나 한쪽 면만을 보여주는 달의 특성 때문이다. 달은 공전주기와 자전주기가 같아서 톱니바퀴에 맞물린 것처럼 지구를 돈다. 그래서 지구에서는 달의 뒷면을 볼 수 없다. 달 엘리베이터는 달의 고정된 지점에서 지구 정지궤도까지 케이블을 늘어뜨려 놓고 엘리베이터를 운행한다는 발상을 담고 있다.

오늘은 정월 대보름날이다. 대보름의 달빛은 어둠과 질병, 액운을 밀어내는 빛의 상징이다. 이날 사람들은 달을 보면서 쥐불놀이를 하고 건강과 소원을 빈다. 머나먼 미래에 달 엘리베이터가 건설된다면 그때 달은 어떤 의미로 다가올까. 엘리베이터 타고 쇼핑하듯 갈 수 있는 달은 지금만큼 신비로운 대상이 아닐는지도 모른다. 달토끼를 위해서라도 달 엘리베이터는 만들지 말았으면 하는 괜한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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