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인사이드] 부상·나이 극복…37세 동갑내기 챔프

입력 2017-01-30 18:32:29

패더러, 부상 딛고 호주오픈 우승…세리나, 언니 꺾고 세계 1위 탈환

29일 막을 내린 호주오픈 테니스대회는 30대 선수들이 남녀 단식을 석권했다.

우승을 차지한 로저 페더러(17위'스위스)와 세리나 윌리엄스(2위'미국)는 나란히 1981년에 태어난 '40세를 바라보는' 선수다. 여자단식 준우승자는 이보다 나이가 더 많은 세리나의 언니 비너스 윌리엄스(37'미국)고, 남자단식 준우승자 라파엘 나달(스페인) 역시 1986년생으로 올해 30줄에 접어들었다.

남녀단식 4강에 오른 스탄 바브링카(32'스위스)와 미르야나 류치치 바로니(35'크로아티아)는 30을 넘긴 선수들이다. 남자단식 그리고르 디미트로프(26'불가리아), 여자단식 코코 밴더웨이(26'미국) 두 명만 20대 선수였다.

워낙 많이 뛰어다녀야 하고, 강한 체력이 요구되는 테니스 종목의 특성상 30대 선수는 점차 쇠퇴기에 접어들었다는 평을 듣기 마련이다. '테니스 전설'로 통하는 피트 샘프러스나 앤드리 애거시(이상 미국)도 각각 31, 32세가 마지막 메이저 우승이었다. 여자 선수를 살펴봐도 '테니스 여제'로 통했던 슈테피 그라프(독일)가 30세에 은퇴했고, 모니카 셀레스(미국)도 마찬가지였다.

물론 요즘 선수들과 10여년 전의 선수들을 같은 잣대로 비교하기는 어렵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이번 대회에서 30대 선수의 득세에 대해 "식이요법이나 과학적인 훈련 등을 통해 나이의 한계를 극복하는 기술이 발달한 면이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올해 호주오픈의 페더러, 윌리엄스의 우승을 아무렇지 않은 일로 평가하기도 어렵다. 특히 둘은 지난해 부진을 딛고 30대 중반을 넘긴 나이에 메이저 왕좌에 복귀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2012년 윔블던을 끝으로 메이저 대회 우승이 없었던 페더러는 무릎 부상 때문에 지난해 하반기에는 아예 대회에 나오지도 못했다. 11월에는 2002년 이후 14년 만에 세계 랭킹 10위 밖으로 밀려나기도 했다.

윌리엄스도 마찬가지였다. 지난해 호주오픈, 프랑스오픈 결승에서 연달아 패하면서 '절대 강자'의 위치가 흔들렸다.

급기야 9월 US오픈에서는 우승을 차지한 안젤리크 케르버(독일)에게 세계 1위 자리까지 내줬다.

그러나 페더러와 윌리엄스는 이번 대회 우승까지 향하는 내용도 흠잡을 데 없이 완벽에 가까웠다. 페더러는 세계 랭킹 10위 이내 선수들을 4번이나 만나야 했다. 3회전에서 토마시 베르디흐(10위'체코), 4회전에서 니시코리 게이(5위'일본)를 만났고, 준결승에서 스탄 바브링카(4위'스위스), 결승에서는 라파엘 나달(9위'스페인)을 연파했다.

메이저 대회에서 세계 랭킹 10위 이내 선수를 네 번이나 꺾고 우승한 사례는 1982년 매츠 빌란더 이후 올해 페더러가 35년 만이었다. 윌리엄스는 결승까지 7경기를 치르면서 한 세트도 허용하지 않는 완벽한 경기력을 뽐냈다.

프로 선수들의 메이저 대회 출전이 허용된 1968년 이후 남자 메이저 대회 최고령 우승 기록은 1972년 호주오픈 켄 로즈웰(호주)의 37세 2개월, 여자는 올해 윌리엄스의 35세 4개월이다.

한편 페더러는 29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마지막 날 남자단식 결승에서 나달과 5세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3시간 37분 만에 3대2(6-4 3-6 6-1 3-6 6-3)로 꺾고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2009년 이 대회 결승에서 나달에게 당한 2대3 패배를 8년 만에 되갚았다. 세리나 윌리엄스는 28일 열린 여자단식 결승에서 언니 비너스 윌리엄스를 2대0(6-4 6-4)으로 제압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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