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자영업자 3명 중 1명만 생존

입력 2017-01-02 19:44:50

전국 '생계형 창업' 쏠려…베이비붐·청년 뛰어든 때문

자영업자가 하루 평균 약 3천 명씩 늘었다. 장기간 살아 남은 이들은 3명 중 1명꼴에 그쳤다. 대구경북을 비롯해 전국에서 소매업'음식업 등 영세'생계형 창업 비중이 높았다.

2일 국세청이 발간한 '2016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2014년 창업해 2015년 처음으로 부가가치세를 신고한 개인사업자는 106만8천 명으로 집계됐다. 2014년 1년간 하루 평균 3천 명이 새롭게 자영 업체를 차린 셈이다. 그러나 지난해 기준으로 폐업한 개인사업자는 73만9천 명이었다. 매일 2천 명씩 사업을 접은 것이다. 즉, 자영업 창업자 중 3분의 1만 살아남은 꼴이다.

신규 개인사업자를 업종별로 보면 14개 대분류 중 서비스업과 부동산'임대업, 소매업, 음식업 등 4개 업종에 73.5%가 쏠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세탁소, 이'미용실, 고용 알선, 여행사, 교육기관 운영 등을 포함한 서비스업 자영업자가 20만9천 명(19.6%) 신규 등록해 가장 많았다.

자기 건물'토지 등을 빌려주거나 정수기 등 개인용'산업용 용품을 대여하는 부동산'임대업이 20만5천 명(19.2%)으로 집계됐다. 소매업은 17.6%(18만8천 명), 음식업은 17.1%(18만2천 명)였다.

폐업 자영업자 역시 이들 업종이었다. 음식점업 폐업 자영업자가 15만3천 명(20.6%)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소매업 19.9%(14만7천 명), 서비스업 19.7%(14만6천 명) 순이었다. 부동산'임대업은 12.3%(9만1천 명)로 4번째였다.

지난해 1~10월 대구경북에서는 5천278개 신설법인이 등록됐다. 이는 전년 동기 5천199개보다 79개 증가한 것이다.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 '2016년 1~10월 대구경북 신설법인 및 부도업체 동향'에 따르면 대구경북 도'소매업과 서비스업 신설법인은 전년 대비 각각 115개, 50개 증가했다. 제조업과 건설업 신설법인은 각각 71개, 66개 감소해 생계형 창업 쏠림 현상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자영업자가 늘어난 것은 은퇴 후 노후 준비가 되지 않은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와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운 청년들이 창업 전선에 뛰어들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소매업과 음식업이 높은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보아, 특별한 기술이 필요 없고 진입 장벽이 낮은 업종 위주로 신규 창업자가 몰린 것으로 보인다. 다만 경기가 좋지 않고 시장이 과포화 상태여서 살아 남은 자영업자는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모양새다.

성재민 한국노동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최근 보고서에서 "경기가 둔화하면 일자리가 부족해 청년들이 창업으로 내몰리거나, 한계 상황에 처한 자영업자들이 일자리 부족으로 내몰린 상태에서 자영업이 증가할 수 있다"며 "그런 상황에서는 자영업 증가가 가계부채 악화 요인이자 일자리 질에 적신호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