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신선해진 종무·시무식, 본보기 삼을만하다

입력 2016-12-31 04:55:11

한 해 업무를 마무리하는 공공기관이나 기업체의 종무식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직원들끼리 모여 간단한 행사를 갖고 음식을 나눠 먹던 옛 방식은 사라지고 대신 주민들에게 자원봉사 또는 사회공헌 활동에 나서거나 문화행사를 갖는 방식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시무식 역시 직원 조회와 상견례로 시작하는 관례에서 벗어나 봉사로 맞는 등 새로운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구 달서구청은 지난 27일 종무식을 갖지 않고 복지문화국 직원들이 학산종합사회복지관을 찾아 어르신 점심급식 봉사활동을 가졌다. 또 28일에는 경제환경국과 도시안전국 직원 110여 명이 성산복지재단에서 어르신 식사 수발은 물론 말벗 봉사로 종무식을 대신했다.

진화된 종무식은 경북 칠곡군에서도 있었다. 30일 25개 전체 각 실'과'소별로 사회공헌 활동으로 대체한 사례다. 부서별로 왜관역 광장과 낙동강변, 왜관 공용주차장, 분도 노인마을 등에서 환경 정화 행사나 말벗 되기, 위문품 전달 등 다양한 형식으로 한 해를 마무리 짓는 일을 진행했다.

왜관공단 한 기업체는 직원들과 함께 영화 감상으로 종무식을 대신해 눈길을 끌었다. 구미시설공단 임직원 80여 명이 내년 1월 2일 구미시 장애인복지관에서 장애인 무료식사 대접과 배식 봉사로 시무식을 대신하기로 한 일도 관심이다. 행사 비용조차 시설공단 임직원과 노동조합 몫으로 돌려 주머니까지 털어 뜻을 더하고 있다.

이런 달라진 종무'시무식 추세는 지방자치 실시와 지방자치단체장 선출제 도입 이후 20년 넘은 지방자치제가 한발 더 주민 곁으로 가는 변화의 한 모습이다. 천편일률적인 방식에서 탈피해 행정 현장 속으로 달려가 주민들과 함께 해를 보내고 맞는 시간을 체험하는 기회를 갖는 셈이다.

이처럼 주민 곁으로 다가서는 종무'시무식은 참여 직원의 사회공헌 체험을 공유하는 소중한 기회가 되기에 충분하다. 이는 지역공동체 의식을 일깨워줌과 함께 주민들의 호응을 즉석에서 느낌에 따라 위민(爲民) 행정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체화(體化)하는데 도움되는 일임이 틀림없다.

이처럼 사무실 공간을 떠나 주민 곁 현장에서 이뤄진 종무'시무식과 같은 긍정적인 행정 문화의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사후 평가도 필요하다. 아울러 다른 지자체나 여러 기관과의 경험, 결실의 공유를 통한 확산의 선순환이 이뤄지면 그 효과의 덤은 더욱 커질 것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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