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정국으로 조기 대선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내년은 박근혜 대통령의 임기 만료로 열리는 선거가 아닌 보궐선거다. 대통령 보궐선거는 탄핵 인용 이후 60일 이내 치러야 한다. 3월 중순쯤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이 나오면 5월 중순 대선이 열릴 수 있다.
정권 창출이 목적인 정당들은 비상이 걸렸다. 새누리당 비박계의 개혁보수신당(가칭)은 내년 1월 24일 창당한다. 개혁보수신당이 공식 출범하면 새누리당,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과 함께 4당 체제가 열리게 된다.
개혁보수신당과 새누리당은 내달 귀국하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다. 반 총장은 최근 한국 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대한민국 발전에 도움이 된다면 한 몸 불살라 노력할 용의가 있다"면서 대선 출마를 공식화했다. 반 총장은 지지율에서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와 선두권을 달리고 있다.
대구경북(TK) 출신 정치인들도 대선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유승민 개혁보수신당 의원,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관용 경상북도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자천타천으로 거론되고 있다.
대부분의 TK 대선주자들은 지지율은 낮지만 개개인의 면모는 차별화가 뚜렷하다.
유승민 의원은 신당 출범으로 인지도 상승세가 예상된다. 보수를 추구하지만 중도 세력을 포용할 수 있는 개혁 성향이 장점이다. 그러나 정작 TK에서는 '배신의 정치'로 촉발된 박근혜 대통령과의 관계로 인해 비판 세력이 많은 것이 단점이다. 친화력 부족과 '원조 친박'이었다는 원죄도 극복해야 할 과제다.
김부겸 의원은 '대구의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수성갑에서 31년 만에 정통 야당 소속으로 당선돼 전국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김 의원은 새누리당 일색의 TK에 민주당 깃발을 꽂아 당선되며 정치사에 한 획을 그은 상징적인 인물이 된 것이다. 다만, 김 의원은 친근한 이미지로 인기가 높지만 당내 입지가 약하고 지역 장악력도 떨어진다는 약점을 극복해야 한다.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뛰어난 친화력이 최대 강점이다. 구미시장 3선, 경북지사 3선의 뛰어난 행정력으로 보수의 본산인 경북에서 인기가 좋다. 김 도지사는 최근 중앙 정치 무대로 적극 나서고 있지만 여전히 전국적인 인지도가 낮고 대선주자 중에서 가장 고령이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젊은 층에게 파고드는 화술로 '사이다'라는 별명을 얻으며 TK 대선주자 중에서 지지율이 가장 높다. 이 시장이 안동에서 태어나 성남으로 이사 간 TK 출신이라는 점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최근 TK를 방문해 특강을 하면서 TK에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가 관건이다.
전국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는 3선 의원과 경기도지사를 역임해 풍부한 정치, 행정 경험이 강점이다. 김 전 지사는 지난 총선 대구 수성갑에서 낙선한 뒤 여전히 대구에서 생활하고 있지만 지역 기반이 약하다는 것은 최대 약점이다.
종합해 볼 때 TK 대선주자들이 소속 정당에서 경선을 거쳐 대선 후보가 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대부분의 TK 대선주자들이 각 당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현상은 지난 10년간 지역 정치인을 키우지 못한 탓이다. 많은 대구경북민들이 TK 인물난을 걱정한다. 강력한 대선 후보는 고사하고 지역을 아우를 수 있는 정치인이 부족하다.
지난 1987년 이후 6번의 대선을 통해 배출된 대통령의 출신 지역은 TK 3명(노태우, 이명박, 박근혜), PK 2명(김영삼, 노무현), 호남 1명(김대중)이다. TK 대선주자들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해 지금보다 더 성장하기를 기대해본다. 대구경북민들도 TK를 대표하는 정치인을 키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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