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추고 두드리다 보면 스트레스가 다 날아가"
'꽃봉오리 풍물단'은 1999년 신암1동 주민자치센터 국악교실에서 배움을 함께하던 분들이 모여 발족한 모임이다. 국악기 연주나 춤은 행사장에서 접하는 경우가 있어도 시니어들이 '난타 공연'을 하는 경우는 드물다. 18년 동안 모임을 유지하고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그들의 끈끈한 동지애를 느낀다.
성수선(65'풍물단 지도) 씨의 국악 예찬은 끝이 없을 정도이다. "우리는 난타, 국악장단, 고전무용, 사물놀이까지 합니다. 음악에 맞춰 춤추면 즐거워지고, 두드리면 스트레스가 풀립니다. 또한 우리 가락이 얼마나 멋있습니까, 얼쑤~어깨가 들썩거립니다."
난타(亂打)란 권투시합의 난타전처럼 마구 두드린다는 뜻을 담고 있다. '외북'은 혼자서 1개를, '모둠북'은 한 사람이 여러 개를 연주하는 것을 말한다. 난타 공연을 할 때 북을 옮기려면 화물차를 불러서 이동해야 하는 불편함은 있으나 두드리는 연주를 하다 보면 어느새 기분이 새롭게 전환된다고 한다. 특히 단체 연주이다 보니 협동심, 리듬감, 사회적응력을 기를 수 있단다.
조영자(68'대구시 신암동) 회장은 "30여 명의 회원이 매주 두세 번씩 만나 연습을 한다"며 "지도 선생과 만남은 18년째"라고 소개했다. 회원들의 회장에 대한 칭찬도 이구동성이다. 회원이 불참하면 일일이 전화를 하고, 아프다면 병문안까지 다닐 정도로 회원들을 보듬는다고 한다. 말없이 수굿하게 앉아 있는 모습에서 대구시 시장상(봉사 분야) 수상까지 했다는 회장의 인품을 읽을 수 있었다.
김명숙(부회장) 씨도 감회를 들려준다. "요양원 공연 중에 어르신들이 내 손을 잡고 웁니다. 젊은 날이 생각난다면서. 나 역시도 돌아가신 부모님 생각이 나서 코끝이 찡하지요."
석순연(총무) 씨는 "월, 목요일은 국악교실에서 오전 수업 마치고 다시 지도 선생이 운영하는 수림국악원으로 몰려간다"고 말했다. "그곳에서 점심을 준비해서 먹습니다. 바닥에 신문지 깔아놓고 여럿이 둘러앉아 먹는 밥이 얼마나 맛있는지…."
정세택(감사) 씨는 "초창기에 공연을 할 때는 온가족이 공연장에 총출동했습니다. 꽃다발도 안겨주고"라며 예전을 회상한다. 꽃봉오리 풍물단이 열정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것은 가정에서 남편의 외조가 큰 몫을 하는 데다 회원들이 늘 흥겹게 노래 부르고, 춤추고, 두드려서 스스로 스트레스를 풀기 때문이다. 봉사를 통해 지역사회 공동체에 행복을 만들어가는 꽃봉오리 풍물단은 각종 대회 참가공연에서도 많은 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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