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36.5% 늘어, 243곳 운영
지난 15일 대구 중구의 한 공립작은도서관. 열람실 안에는 관리하는 사회복무요원만 있을 뿐 이용객은 단 한 명도 없었다. 한쪽 벽면을 차지한 책장 3곳은 군데군데 비어 있었고, 만화책 수십여 권이 가득 꽂혀 있었다. 이 도서관 관계자는 "평일에는 하루 20여 명, 주말에는 30여 명이 방문한다"면서 "사서가 따로 없고 책은 1년에 한 번 정도 구입하거나 기부도서로 채운다"고 했다.
중구의 한 아파트단지에 있는 또 다른 작은도서관. 평일인데도 도서관 문은 굳게 잠겨 있었다. 이 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자원봉사를 하는 주민이 1주일에 3차례씩 오후 3~5시에만 문을 연다"면서 "인건비 때문에 전담 직원을 둘 수도 없고, 도서구입비 마련도 어려워 최근 2년간 신간도 없이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소규모 도서관인 '작은도서관'이 해마다 늘고 있지만, 전담 인력이 없거나 신간이 거의 들어오지 않는 등 운영은 크게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은도서관은 아파트 공동시설이나 동주민센터 등 주민 생활 공간과 가까이 설치되는 도서관으로 33㎡(약 10평) 공간에 열람석 6석 이상, 도서관 자료 1천 권 이상을 갖추면 등록할 수 있다.
낮은 문턱 탓에 작은도서관은 해마다 늘고 있다. 대구시에 따르면 지난 2013년 178곳이던 작은도서관은 지난해 216곳, 올해 243곳 등 3년 만에 39%나 늘었다.
그러나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 작은도서관은 10곳 중 2곳에 불과하다.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가 인력과 시설, 자료 등 6개 분야에 걸쳐 작은도서관 운영 실태를 평가한 결과, 대구시 내 작은도서관 216곳 중 80%인 173곳이 보통 이하인 C, D, F등급을 받았다. A등급은 단 4곳에 불과했고, B등급도 39곳에 그쳤다. 대부분 운영 시간이 들쭉날쭉하거나 사서가 없고, 신간도 거의 들어오지 않는다는 게 작은도서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대구시의 작은도서관 활성화 사업도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올해 작은도서관 활성화 사업에 지원된 예산은 2억7천만원에 불과했다. 이 중 장서구입비를 지원받은 곳은 52곳, 예산은 1억300만원으로 평균 198만원에 그쳤다. 사서 인건비 지원은 전무했다.
김종성 계명대학교 문헌정보학과 교수는 "지역 인구수에 비례해 공공도서관을 충분히 만들고 작은도서관은 그에 딸린 보완책이 돼야 '도서관 인프라 네트워킹'이 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대구시 관계자는 "작은도서관 설치 기준이 까다롭지 않아 사립도서관을 중심으로 숫자가 늘고 있다"면서 "예산이 제한돼 있으므로 적극적인 운영 의지를 가진 곳을 우선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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