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국민에 의한 평화적 저항의 가능성을 보여준 세계 최초의 시위.' '매주 집회가 질서있고 평화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며'''남녀노소가 어울리는 축제분위기.'
앞은 지금으로부터 97년 전인 1919년, 일본에서 미국인 벤자민 플레이셔에 의해 발행되던 영자신문인 '저팬 애드버타이저'(The Japan Advertiser)의 3월 13일자에 보도된 내용의 일부다. 1919년 3월 1일부터 조선 고을마다 울려 퍼진 독립 만세운동을 전하면서 내린 평가다. 역사학계 평가처럼 3'1 만세운동은 모두 202만명이 넘는 조선인이 남녀와 노소 가리지 않고 거국적으로 참여한 혁명적 집회였다.
뒤는 어제 국내 통신사인 연합뉴스가 지난 3일 열린 제6차 촛불 집회를 다룬 세계 여러 외신들의 반응을 정리해 보도한 내용의 일부이다. 외신들이 이날 전국 곳곳의 집회에서 무려 200만명 넘는 국민들이 참가한 가운데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규탄하고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외치자 이들 목소리를 자국민들에게 타전하면서다. 10월 29일부터 시작된 혁명적 촛불 집회는 언제까지 이어질지, 얼마나 더 모일지 모른다.
100년 시차를 두고 이 땅에서 일어난 두 대규모 집회의 가르침은 크다. 먼저 3'1 만세운동은 나라를 짓밟은 일본 제국주의 침략 세력을 몰아내고 잃어버린 국권을 되찾아 자주 독립의 문을 여는 단초가 됐다. 또 총칼 무력을 앞세운 군국주의 일제에 맞서 맨손으로 저항하며 평화 시위를 벌여 세계를 놀라게 했다. 7천명이 넘는 사망자 등 숱한 희생자를 낸 3'1운동이 뒷날 중국과 인도의 무저항 운동 등에 영향을 주었다는 평가를 받는 까닭이다.
촛불 집회는 이 나라의 주인은 대통령, 정치인, 관료도 아닌 우리 국민 모두임을 다시 깨우쳐 준 계기가 됐다. 그리고 박 대통령이 2007년 자서전 '절망은 나를 단련시키고 희망은 나를 움직인다'에서 쓴 것처럼 '국민을 이길 수 있는 정치인이나 대통령은 없다'는 사실을 확인시켜 주었다. 아울러 박 대통령이 2005년 9월 7일 오후2시 청와대를 찾아 노무현 당시 대통령을 만나 '대연정'과 관련해 충고했다는 '권력이란 국민이 부여하는 것'이라는 점도 되새겨 주었다.
3'1 만세운동처럼 지금 촛불 집회는 대규모 집회시위로 세계를 두번째 놀라게 하고 있다. 바로 '평화롭고 질서있는 시위'를 통해서 말이다. 우리 한민족이 평화를 사랑하는 '백의민족'이라는 말이 괜히 그냥 나온 말이 아님은 더욱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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