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 가스통·버너 등 화재 위험, 상인들 "노점·야시장 철거해야"

입력 2016-12-02 04:55:02

소방차 진입에 걸림돌 작용, 밤새 가스불 켜놓고 가기도…市·중구청 대책 마련 고심

지난달 30일 발생한 서문시장 4지구 화재 사고로 인해 서문시장 내 노점과 서문 야시장을 철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고 직후 휴업에 들어간 서문 야시장 매대가 1일 오후 서문시장 주차타워에 줄지어 서 있다.
지난달 30일 발생한 서문시장 4지구 화재 사고로 인해 서문시장 내 노점과 서문 야시장을 철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고 직후 휴업에 들어간 서문 야시장 매대가 1일 오후 서문시장 주차타워에 줄지어 서 있다.

서문시장 화재가 건물 내부 발화로 추정됨에도, 만에 하나 또 다른 화재를 막으려면 노점'야시장을 철거해야 한다는 상인들의 목소리가 여전하다. 이런 가운데 대구시와 중구청은 노점과 야시장에 대한 화재 대책을 고심하고 있다.

1일 경찰은 이번 서문시장 4지구 화재 사고의 발화 지점이 건물 내부로 추정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서문시장 상인들은 "화재의 불씨가 될 수 있는 노점상의 영업을 금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1지구 상인 김모(63) 씨는 "서문야시장 개장 이후 일부 노점상들도 자정까지 영업을 하다 보니 손님들이 밤늦게까지 시장에서 담배꽁초를 버리고 가곤 한다. 일부 노점상은 다음날 아침까지 육수를 끓인다며 밤 사이 가스불을 약하게 켜놓고 가는 것도 봤다"고 주장했다. 2지구 한 상인도 "노점상 카트 때문에 소방로 진입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건 큰 위험 요인"이라고 말했다.

서문야시장 역시 조리용 가스 버너 등 화기를 쓰는 만큼 야시장의 영업을 멈춰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동산상가 한 상인은 "주차타워에 야시장 매대와 화기를 잔뜩 보관하는 것도 불안하다. 언젠가 야시장 매대도 사고의 불씨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여론에 대해 노점상들은 특별히 할 말이 없다는 입장이다.

서문시장 노점상인회 최왕수 회장은 "평소 소방훈련을 받으며 많은 노점상이 화재 대비와 소방로 확보에 힘써왔다. 이번 화재가 노점에서 시작됐다는 오해가 풀릴 수도 있을 전망이다. 그럼에도 노점 탓에 사고가 날 수 있다고 계속 우려한다면 비판을 수용하고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중구청과 대구시는 이번 사고가 수습되는 대로 사고 예방책을 찾는 한편, 과도한 우려에 대해서는 오해를 푼다는 입장이다. 윤순영 중구청장은 "노점 상인의 영업 현황을 파악하고 일정 수준의 관리비를 걷어 관리 책임을 지우고자 상인 명단을 제작하고 있고, 노점 상인들도 소방점검 및 노란 선 지키기 캠페인에 반드시 참여하도록 하고 있다. 앞으로도 불필요한 갈등이 없도록 노점 안전관리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했다.

대구시 서민경제활성화추진단 정기영 단장도 "야시장 운영 시간에 대구시가 채용한 가스안전관리기사를 상주시키며 모든 카트에 대한 안전점검도 실시해왔다. 야시장 영업 공간과 매대를 보관하는 주차 빌딩 역시 넓고 환기가 잘 되므로 위험 요인이 크지 않다"며 "앞으로 안전 확보에 더욱 힘쓰는 한편 야시장에 대한 오해가 생기지 않게끔 상인들의 이해를 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서문야시장 상인들은 피해 상인들의 고통을 나누고자 한동안 휴업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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