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돼도 '공블리'로 불리면 좋겠어요"
배우 공효진은 최근 끝난 드라마 '질투의 화신'에서 또 한 번 '공블리'의 모습을 보여줬다. 이전 작품들과 같은 듯 달랐다. 사실 걱정을 조금 했단다. "표나리 역할을 맡기로 하면서 제일 걱정된 게 '공블리'라는 이미지였어요. 작가님이 '파스타'를 쓰신 분이신데 '그때의 공블리로 돌아왔으면 한다'는 얘기를 했거든요. '이 이미지를 또 어떻게 다르게 할 수 있을까?' 걱정을 많이 했었죠. 그래도 역시 선택에 후회는 없었어요. 작가님이 잘 그려주셨으니까요.(웃음)"
물론 '공블리'로만 불리는 것에 대한 아쉬움은 분명 있다. "이전에 제가 출연했던 작품들은 잊으시나 봐요. '프로듀사'에서 맡은 역할은 제가 생각하기에 저런 상사가 있으면 무척 싫을 것 같은 캐릭터였는데 잊혔나 봐요. '괜찮아 사랑이야'에서도 까칠하고 시크했었는데…."
공효진은 "배우들도 바보가 아닌 이상 다르게 보이려고 엄청 노력한다"며 "특히 드라마 초반에 노력을 많이 하는데 사람들이 '또 공블리야?' 하면 솔직히 신경질 나고 속상하기도 하다"고 고백했다. "이번에 초반 반응을 꼼꼼하게 봤거든요. '또 공블리?'라는 얘기에 혼잣말했어요. '벌써 얘기하지 말고 드라마 다 보고 얘기하라고요'라고. 저는 운이 좋게 악플이 많지 않은데, 악플 많은 연예인을 보면 '어떻게 참아내지?' 싶을 때가 있다니까요. '공블리'로 계속 불리는 것이 걱정이긴 하지만 그래도 할머니가 되어서도 '공블리'로 불리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어요."
사실 공효진이 드라마에서는 '공블리'로 불리지만 그의 낯선 얼굴은 영화에서 많이 봤다. 그 모습이 어찌나 반가운지 모른다. '미쓰 홍당무'의 시도 때도 없이 얼굴이 빨개지는 여교사가 특히 잊히지 않고, '러브픽션'에서는 겨드랑이털(물론 분장이었지만)을 서슴없이 보여주는 등 영화 속 공효진이 맡은 캐릭터들은 신선했다. 지난달 30일 개봉한 영화 '미씽: 사라진 여자'(감독 이언희)에서의 모습도 새롭고 반갑다.
이혼한 워킹맘 지선(엄지원)이 어느 날 아이와 함께 감쪽같이 사라진 보모 한매(공효진)를 추적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미스터리다. 이름도 나이도 모든 것이 거짓이었던 보모의 충격적인 진실과 마주하면서 시작되는 5일간의 추적이 담겼다. 극 중 중국인 여성 공효진은 의뭉스러운 게 한두 개가 아닌 인물이다. 공효진은 "한매를 보고 느끼는 분노와 동시에, 불쌍하다는 만감이 교차하는 존재로 차별화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나아가 한매가 관객들의 추리를 엉망진창으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었다"고 회상했다.
"캐릭터를 만들어내는 접근 과정이 새로웠다고 할까요? 한매는 그 인물의 역사보다 한 장면, 장면으로 연기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복수, 처연, 광기 등이 각 장면에서 하나씩만 보여야 하니 여러 종류의 표정이 동시에 나올 필요가 없었죠.(웃음)"
'미씽'은 여성 투톱 영화다. 공효진은 여성들만 좋아할 영화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스릴러 장르의 흥미로움도 있다는 이유다. "사건의 템포감을 높이고 지루하지 않게 배열을 바꾸는 등 노력을 했어요. 후반부에 남성들에게도 어필할 수 있는 흐름으로 바뀐 것 같아요."
그는 매체와 평단의 칭찬을 받은 이번 연기에 대해 "관객들이 영화를 보다가 '그 정도까지는 아닌데?'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과대 포장됐다"고 웃으며 "내게 강렬한 걸 원하는 팬층이 많은데 '공블리 그만하고 영화 좀 재미있는 것 하라'고 하는 분들에게 좋은 영화가 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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