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창 醫窓] 암 환자의 심리상태

입력 2016-11-30 04:55:02

얼마 전 난소암 4기 환자가 수술에 이어 고된 항암제와 암 표적 치료를 무사히 마치고 건강한 모습으로 찾아왔다. 의사로서 가장 행복한 때가 이런 경우다. 도저히 치료가 힘들 것 같은 말기 암 환자를 진단하면 의사 역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는다. 현대 의학의 눈부신 발전에도 불구하고 진행된 암은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질병 중 하나이자 공포의 대상이다. 암 환자들은 암과 관련된 신체적 고통과 치료 문제는 물론, 정서적으로 불안정하고 자신감을 잃으며 대인관계에 부담을 느낀다.

암으로 진단받아 치료받는 과정은 본인과 가족에게 엄청난 육체적, 정신적 충격을 준다. 따라서 암 환자를 진료하는 의사와 의료진은 환자와 가족의 어려움을 인식하고 적절한 심리적 지지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암 환자와 가족은 의사로부터 병의 상태와 치료 및 예후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얻어야 하며, 의사 및 의료진과 신뢰할 수 있는 관계를 형성해 믿고 치료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 최근에는 환자의 병을 환자와 가족에게 정확하게 알려줘 환자가 치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암 치료에서 의사와 의료진의 역할 못지않게 환자와 가족의 심리 상태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흥미로운 사실은 의학적으로 비슷한 상태의 환자라도 치료 경과는 차이가 많다는 점이다. 어떤 환자는 강인한 삶의 의지를 갖고 기적적으로 회복하는가 하면, 다른 환자는 삶의 의욕을 잃고 포기하게 된다는 것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의학적 상식을 넘어 기적적으로 회복하는 환자들을 조사해 상당한 공통점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회복하는 환자들은 자신에 대한 깊은 존경과 자신감을 갖고 있었으며, 독립적이며 적극적이고, 깊은 신앙심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또한 타인과 사랑을 나눌 줄 알았고, 주변 사람들로부터 정서적 도움을 받고 있었다.

흔히 암으로 진단받으면 얼마나 더 살 수 있을까에 관심을 갖게 된다. 의사도 몇 개월 더 살 수 있다고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예측은 통계적 확률이며 각 개인을 평가할 때는 큰 의미가 없다. 개인의 심리 상태는 질병의 예후에 많은 영향을 준다. 암을 진단받고 심한 충격으로 좌절해 실의에 빠지면 이러한 심리적 반응은 신체 면역기능을 약화시켜 암과 싸우는 데 좋지 못한 영향을 미친다. 반면, 암 환자에게 자신의 몸 세포가 암세포를 물리치는 것을 상상하도록 훈련했더니 면역기능이 향상됐다는 보고가 있다. 암에서 회복되려면 긍정적인 사고를 갖고, 우울하고 불안한 생각을 적절한 방법으로 완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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