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동맥류: 부풀어 오른 뇌혈관벽 일교차 큰 연말 조심!

입력 2016-11-30 04:55:02

비파열 뇌동맥류는 치료의 위험보다 파열 위험이 더 클 때 수술을 해야 한다. 경북대병원 제공
비파열 뇌동맥류는 치료의 위험보다 파열 위험이 더 클 때 수술을 해야 한다. 경북대병원 제공

동맥류 파열 땐 뇌출혈 발생

고혈압성보다 사망률 더 높아

울퉁불퉁하면 바로 수술해야

날씨가 갑자기 추워지면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것이 혈관이다. 추위와 큰 일교차에 노출되면 혈관이 수축하면서 압력이 높아지고, 견디지 못한 혈관 부위가 터지기 쉽다. 특히 부풀어 오른 뇌혈관이 파열되는 뇌출혈의 경우 사망률이 30~40%로 높고 영구적인 후유증을 동반한다. 실제로 뇌출혈 환자는 겨울철에 급증하는 경향이 있다.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1~2015년) 뇌출혈 환자가 가장 많은 시기는 12월로 2천177명이 응급실을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가장 적은 달인 7월(1천746명)에 비해 24.7%나 높은 수치다.

◆풍선처럼 부풀다 터지는 뇌혈관

심장에서 나온 혈액은 뇌동맥을 지나 뇌에 도달한다. 이때 뇌혈관 벽에 취약한 곳이 있으면 흐르는 피의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부풀어 올라 뇌동맥류를 형성한다. 특히 굵은 동맥에서 가는 동맥들로 나뉘는 부위에 뇌동맥류가 흔하게 발생한다. 뇌동맥류의 벽은 정상 혈관보다 두께가 훨씬 얇고 구조적으로 약하다. 이 때문에 풍선이 커지듯 부풀어오르다가 쉽게 터지게 된다. 동맥류가 파열되면 높은 압력의 혈액이 터져 나오는 뇌출혈이 발생한다. 뇌동맥류로 인한 뇌출혈은 단순한 고혈압성 뇌출혈보다 사망률이 훨씬 높다.

뇌동맥류 치료는 수술 외에는 방법이 없다. 혈관을 흐르는 혈액이 뇌동맥류 속으로 들어가지 않게 하는 게 핵심이다. 수술은 '클립결찰술'과 '코일색전술'로 구분된다. 클립결찰술은 머리를 열고 뇌동맥류와 정상 혈관이 접하는 부위를 티타늄금속 클립으로 묶는 방식이다. 최근에는 눈썹 윗부분을 절개하는 최소 침습수술도 활용된다. 눈썹 부위를 절개하면 머리를 삭발할 필요도 없고 수술 상처와 출혈, 통증이 적은 게 장점이다. 코일색전술은 다리의 혈관을 통해 가늘고 긴 관(카테터)을 뇌혈관과 뇌동맥류까지 삽입한 후 뇌동맥류 안을 가느다란 백금 코일로 채우는 방식이다.

◆파열 위험있으면 수술해야

뇌동맥류라고 모두 수술을 하진 않는다. 뇌동맥류 치료 수술 자체가 상당한 위험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뇌동맥류 수술은 사망률이 1%가량이고, 수술 환자 중 2%는 마비나 의식 저하, 언어 장애, 시력 상실 등의 중증 후유증을 겪는다.

그러나 파열 위험이 높은 뇌동맥류라면 수술을 해야 한다. 특히 동맥류의 크기가 직경 4㎜ 이상이라면 파열될 위험이 크다. 동맥류의 모양도 중요하다. 동맥류의 형태가 눈사람 머리처럼 튀어나온 곳이 있거나 울퉁불퉁한 경우, 또는 길쭉하게 생긴 경우에는 크기가 4㎜ 이하여도 치료를 한다. 동맥류의 위치가 작고 규칙적인 경우라도 전교통 동맥류 등처럼 특정 위치에 있다면 치료가 필요하다.

만약 뇌동맥류를 수술하지 않는다면 평소에 건강관리를 철저히 하면서 정기 검사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흡연자라면 당장 금연을 해야 한다. 고혈압 진단을 받았다면 고혈압약을 복용해 정상 혈압으로 관리해야 한다. 운동은 건강 유지에 도움이 되지만 혈압이 너무 높게 올라가는 기구 운동은 피하는 것이 좋다. 이와 함께 정기적으로 CT나 MRI를 이용해 혈관 촬영을 하는 게 예방에 도움이 된다.

박재찬 경북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뇌동맥류의 치료 후에도 일부는 재발할 수 있고, 수술 당시에는 없던 부위에 새롭게 동맥류가 발생할 수 있다"며 "따라서 수술 후에도 일정 기간이 지나면 영상 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도움말 박재찬 경북대병원 신경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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