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산소 반응 이용…태양광보다 효율성 높아

입력 2016-11-28 04:55:06

대구테크노폴리스 연료전지 발전사업

국내 최대 규모의 친환경 연료전지 발전소 설립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동을 건다. 국내 최대 발전용량인 60㎿ 연료전지 발전소가 들어서는 대구 달성군 대구테크노폴리스 전경. 대구시 제공
국내 최대 규모의 친환경 연료전지 발전소 설립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동을 건다. 국내 최대 발전용량인 60㎿ 연료전지 발전소가 들어서는 대구 달성군 대구테크노폴리스 전경. 대구시 제공

대구테크노폴리스(텍폴) 연료전지 발전사업은 대구시가 지난 3년간 공을 들여온 에너지 신산업이다. 발전 용량(60㎿) 기준으로 국내 최대 연료전지 발전소가 대구에 들어선다. 대구국가산업단지에 조성하는 '블록형 마이크로그리드 구축사업'(2018년까지)의 7배를 넘는 3천700억원의 민간 자본이 투입될 예정이다.

◆왜 연료전지 발전인가?

정부는 원자력 및 화력에 의존하는 발전량을 신재생에너지로 점차 대체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신재생에너지 중에서도 연료전지 발전은 많은 장점을 갖고 있다. 특히 연료전지는 24시간 발전이 가능하고, 소규모 면적에서도 태양광 등에 비해 많은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이 덕분에 도심에 최적인 기저(핵심)발전 시스템으로 평가받는다.

연료전지 발전 원리는 수소와 산소의 전기화학 반응이다. 수소를 산소와 함께 태우면 바로 불이 붙는데, 이 과정에서 열에너지가 발생하고 물이 생성된다. 수소와 산소가 반응해 물이 되면서 전기에너지와 열에너지를 방출한다.

텍폴 연료전지 발전소에 들어가는 연료전지는 국내 연료전지 제조사인 포스코에너지, 두산 중에서 구매할 것으로 보인다. 대구시는 향후 인구 5만여 명 거주가 예상되는 텍폴이 에너지 자족을 하려면 100㎿의 전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중 60㎿를 연료전지에서, 나머지는 향후 태양광 발전 등을 통해 텍폴 내에서 생산한다는 것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대구는 이미 2011년에 민자 600억원을 투입해 성서공단에 11.2㎿의 연료전지 발전소를 건설해 운영하고 있다"며 "텍폴 연료전지는 현재 국내 19개 연료전지 발전소 중 가장 큰 경기도 화성의 연료전지(58.8㎿)를 웃도는 최대 규모"라고 말했다.

◆연료전지 발전소, 한전'지방자치단체'기업 모두 '윈윈'

연료전지 발전소는 텍폴에 바로 붙은 현풍공단 내 제지공장인 세하㈜의 유휴부지에 들어선다. 1980년대 이후 조성된 현풍공단에는 세하 등 3개 제지공장과 7개 업체가 있다. 1984년 설립된 세하(구 세림제지)는 폐지를 가공해 포장용 종이박스 등에 쓰이는 재생지를 생산하는 업체다. 폐지를 녹여 재생지로 가공하는 데는 대용량의 스팀(열)이 1년 내내 필수다. 세하 경우 일일 스팀 사용량은 1천200t에 이른다. 그동안에는 벙커C유를 쓰는 보일러로 이 열을 만들어 왔다. 이 과정에서 제지공장에서 발생하는 매연과 냄새 등은 인근 주민들의 잦은 민원 대상이었다.

문제는 텍폴 조성 당시 LH가 이 현풍공단을 지구 내에 포함시키려 했지만, 공단 이설비가 과도하다는 이유로 텍폴 지구에서 제외됐다는 점이다. 향후 텍폴의 정주 인프라가 갖춰지면 민원 제기가 예상됐다.

해결의 실마리는 의외의 곳에서 나왔다. 정부 주도 신재생에너지 발전 사업을 주도하던 한전에 대구시가 연료전지 발전소 설립을 제안하면서다. 한전 역시 '신재생에너지 의무할당제'(RPS: 발전사업자가 총발전량의 일정 비율을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하도록 의무화한 제도) 적용을 받고 있어 신재생에너지 생산기반이 필요했다. 결국 양측은 2014년 8월 텍폴 지역의 '분산전원형 에너지 자족도시 조성사업'에 공동 참여하기로 양해각서를 체결하기에 이른다.

연료전지 발전소는 대구시, 현풍공단, 한전, 주민 모두 상생하는 결과가 기대된다. 세하 경우 연료전지에서 발생하는 열을 전량 공급받게 된다. 이렇게 되면 벙커C유 보일러(3대) 가동을 중지시켜 대기오염원을 대폭 제거할 수 있다. 시는 청정도시를 조성하고, 주민은 쾌적한 환경을 누릴 수 있다. 대구시 김연창 경제부시장은 "텍폴 연료전지 프로젝트의 성공은 분산전원이 전국적으로 확대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신재생에너지 투자 유치로 대구경제 활성화 효과도 기대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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