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교통대란 뻔한데 '주차장 유료화' 타령하는 대구시와 신세계

입력 2016-11-25 04:55:02

대구신세계와 동대구복합환승센터가 다음 달부터 영업을 시작하는데도, 대구시와 신세계의 행태는 한심하기 짝이 없다. 교통대란이 뻔히 예상되는 상황에서 대구시와 신세계가 논의하는 대책이라고는 '주차장 유료화'가 고작이다. 그것조차 합의하지 못했다니 정말 걱정스럽다. 교통지옥 해결에 대책이 없는 대구시, 백화점 영업이 우선이라는 신세계, 둘 다 무책임의 극치다.

대구시와 신세계는 23일 교통대책회의를 열었지만, 주차장 유료화에 대한 논란만 벌였다. 시는 차량 이용 억제를 위해 한시적으로 백화점 주차장 유료화를 주장한 반면, 신세계는 일정 금액을 구매한 고객에게 무료 주차를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시는 당초 내년 10월 동대구역고가교가 완공될 때까지 주차장 전면 유료화를 주장했다가 내년 설 연휴까지로 한발 물러섰는데도, 신세계의 동의를 얻지 못했다. 신세계 측은 주차료로 인한 교통 감소 효과가 낮고 이용 차량의 불편을 높일 수 있다고 반박했다.

양측의 협상이야 어떤 형태로든 결론이 나겠지만, 대구시가 '주차장 유료화'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면 그만큼 어리석은 행동은 없다. '주차장 유료화'는 신세계의 주장처럼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없는, 최하책에 불과하다. 백화점과 환승센터 내 주차 면수가 2천900면에 불과한데도, 주말 1시간 예상 이용 차량이 2천600대를 넘는 점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미봉책 수준이다. 동대구역고가교가 완공되더라도 부분적인 보완책일 뿐이지, 교통대란 해소는 불가능하다.

중구 반월당 인근 달구벌대로가 주말이나 세일 기간에 현대백화점 이용 차량으로 인해 큰 정체를 빚는 것을 볼 때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지 않고서는 '백약이 무효'다. 대구신세계의 매장 면적이 현대백화점의 3배에 이르는 점을 감안할 때 이로 인한 교통지옥도는 끔찍하기 짝이 없을 것이다.

시가 환승센터 유치 이후 몇 년간 무엇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대구신세계가 영업을 계속하는 이상, 교통대란이 지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백화점 앞을 가로지르는 '고가도로'를 건설하든지, '지하터널'을 뚫든지, 특단의 대책을 내놓아야만 시민 불편을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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